몸 속 정화기 신장돌보기

고혈압·당뇨 관리 소홀하면 신장 무너져

2021-03-12 11:37:31 게재

진료환자 매년 10%p 이상 증가 … 증상없이 만성화 진행, 정기검사 받아야

콩팥이라고도 불리는 신장은 우리 몸에서 노폐물을 걸러내는 기관이다. 혈액을 걸러서 노폐물을 배설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몸속 수분이나 전해질과 혈압을 조절하고 적혈구 생성이나 비타민D의 활성을 조절하는 기능도 담당한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거나 신장 손상이 3개월 이상 계속되면 만성신장병과 갑자기 기능이 떨어지는 급성신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3월 11일 세계 콩팥의 날을 맞아 몸 속 정화기인 신장 건강 실천을 위해 기획을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만성신장병 통계에 따르면, 최근 2015년∼2019년 5년간 매년 10%p 이상 진료환자가 늘었다. 2015년 17만2570명에서 2019년 25만503명으로 늘었다. 성별로 보면 2019년 남성환자 15만4980명, 여성환자 9만5423명으로 5명 중 3명이 남성이었다.

신장이 나빠지면 투석 등으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거나 생명을 위협당한다. 하지만 신장질환은 예방관리 가능한 질환이다. 전문가들에게 신장건강관리법을 물었다.

만성신장병 치료방법에는 투석과 이식이 있다. 투석은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이 있다. 두 가지 투석 모두 죽을 때까지 평생 해야 한다.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매우 괴로운 치료법이다. 서울아산병원·이미지투데이


◆신장병 증상 가벼워 늦게 병원 찾아 = 만성신장병의 가장 큰 원인은 고혈압과 당뇨병, 사구체신염으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도 만성신장병의 원인이 되고 만성신장병이 반대로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다.

박정탁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에 따르면,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혈관질환이 생기기 쉽고 200만개 혈관으로 이뤄진 신장도 손상되기 쉽다. 이외 다른 신장 질환이나 선천성 기형, 자가면역 질환도 만성신장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신장의 기능이 저하되면 입맛이 없고 식욕이 떨어지며 피부가 가렵다. 소변에 단백질이 섞여 나오면서 소변에 거품이 많이 생긴다. 자다가 일어나 자주 소변을 보거나 소변색이 변하기도 한다. 수분 조절력이 떨어져 눈 주변이나 손발이 붓기도 한다.

혈압이 조절이 되지 않으면 고혈압이 생기고 적혈구 생성을 촉진하는 기능이 떨어지면 빈혈이 생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신장기능이 나빠지기 전까지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증상을 가볍게 여겨 의료기관을 늦게 방문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정기적인 신장병 진단이 중요하다.

◆기능 보존을 기본 치료목표로 삼는다 = 만성신장병 검사를 위해서는 신장의 기능과 형태 검사들이 필요하다.

혈액검사로 전해질과 관련한 수치가 정상인지, 혈액에 녹아있는 요소와 크레아티닌을 확인한다. 신장이 일정 시간 동안 얼마나 혈액을 걸러낼 수 있는지 나타내는 사구체 여과율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사구체 여과율은 만성신장병의 중증도와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소변검사로는 소변에 섞여 있는 단백질이나 혈액을 확인하고 신장이 손상을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초음파 검사로는 신장의 형태가 정상적인지, 신장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는 다른 구조물이나 질환은 없는지 알 수 있다.

박 교수는 만성신장병을 치료할 때는 신장기능을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만성 신장병의 원인이 되는 질환이 있다면 관리를 통해 추가적인 신장손상을 막아야 한다.

이런 치료에도 불구하고 신장기능이 계속 떨어지면서 말기로 진행되면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처럼 신장기능을 외부에서 대신하는 신대체요법이 필요하다.

박 교수는 "만성신장병을 앓고 있는 경우, 신장에서 배설되는 약물의 용량을 다른 사람보다 줄여서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신장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진통소염제 등은 임의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CT 등 영상검사에서 사용하는 조영제도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로 혈관 손상되면 신장에 악영향 = 신장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고혈압 당뇨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고혈압 당뇨 관리를 방치하게 되면 신장이 망가진다.

초기 만성신장병에는 고혈압이나 빈혈 혹은 전신 쇠약감 등이 있지만 본인이 이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는 경우는 드물다.

만성신장병이 진행되면 식욕부진과 구토 등이 나타나는데 이 경우는 이미 신장기능이 거의 없어져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단계이다.

김순배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당뇨와 고혈압은 조금만 관리가 소홀해도 뇌 심장 신장 혈관 등에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키는 무서운 병"이라며 "최근 당뇨나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신장이 완전히 망가져 투석을 하거나 신장이식 수술까지 받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혈당이 지속적으로 오르면 신장에도 영향을 미쳐 혈액과 노폐물을 걸러내는 신장 사구체의 여과기능을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 신장기능 저하를 가져온다. 고혈압 역시 신장 사구체 내의 압력을 증가시켜 신장기능을 서서히 감소시킨다.

◆요로감염 잦은 경우 수영장 목욕탕 피해야 = 만성신장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급성신우신염은 세균에 의해 감염된다. 고열과 척추와 맨 아래 갈비뼈가 만나는 늑골척추각 부위에 허리통증이 있다.

급성신우신염은 일찍 치료하면 2∼3일 안에 좋아진다. 치료가 늦어지면 패혈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패혈증은 피 속에서 균이 자라는 병으로 사망률이 50% 이상인 무서운 병이다. 여자는 요도가 짧아 세균이 방광으로 잘 들어가기 때문에 남자보다 급성신우신염 발생률이 10배 정도 높다.

백충희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교수에 따르면, 방광염에서 급성신우신염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방광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염증이 신장으로 올라가 고열 허리통증 구토 증상 등이 나타나는 급성신우신염을 일으킨다. 방광염 증상이 있을 때는 빨리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백 교수는 "요로감염이 자주 발생하는 사람은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수영장이나 목욕탕에서 세균에 잘 감염될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혈액 달라도 신장이식 가능 = 신장병 치료방법에는 투석과 이식이 있다. 만성이든 급성이든 신장은 자연 회복이 되지 않는다.

신장기능이 10% 이하로 감소되거나 식욕부진 구역질 등 요독증 증상이 나타나면 투석을 시작하게 된다. 투석은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이 있다. 두 가지 투석 모두 죽을 때까지 평생 해야 한다.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매우 괴로운 치료법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투석환자들은 보다 근본적인 치료방법인 신장이식을 원한다. 생체 신장이식에서 신장 제공자는 대개 가족이 되는 경우가 많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혈액이 거부반응이 없으면 이식수술이 가능하다. 요즘은 혈액형이 달라도 이식이 가능하다.

김순배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최근 면역억제제의 발달과 이식 후 관리로 이런 어려움은 거의 극복되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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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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