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말고 RMR(레스토랑간편식) … '요리 신인류' 는다

2021-03-23 12:15:29 게재

'집콕' 장기화 '점저'때 간편식 일쑤

'색다른 집밥' MZ세대 더 많이 찾아

레스토랑간편식(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도 뜨고 있다.

코로나19로 외식이 어려워지면서부터다. 식당 인기메뉴를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

대형 외식업체는 물론 호텔·지역 맛집까지 RMR을 선보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식기회가 줄며 단순 한끼 대체에서 유명 레스토랑 음식을 집에서 먹을 수 있는 RMR수요가 급증하는 등 간편식시장도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은 한끼식사로 가정간편식(HMR)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유명식당 메뉴를 집에서 먹는 RMR을 찾는 소비자도 점점 늘고 있다는 얘기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아점(아침과 점심 사이)'과 '점저(점심과 저녁사이)'에 HMR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1년전 보다 각각 3.6%, 4.3% 늘었다. 배달이나 포장 음식으로 식사하는 비율도 1.5% 증가했다. 간편한 HMR 소비는 활동적인 시간대인 '점저' 때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반면 중간중간 먹는 간식은 직접 조리해 먹는 비중이 1.7% 가량 늘었다.

CJ제일제당 트렌드인사이트팀이 지난해 상반기 4700명을 대상으로 9만건 식단과 26만건 조리 방법·메뉴를 빅데이터 분석해 예측한 결과다.

이 예측에 따르면 HMR과 배달음식 소비가 급증하면서 '집밥' 개념도 변화하고 있다. 집에서 먹는 끼니 수가 크게 늘면서 '집밥' 의미가 '집에서 직접 조리·요리한 밥'에서 '내가 차린 밥상'으로 확장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도 'HMR', '밀키트', '배달음식'으로 차려 '집밥'으로 소개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HMR 소비인구 증가 속도는 전년 대비 5배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는 '요리 신인류'도 탄생시켰다. 지난해 집에서 직접 요리하는 횟수를 늘린 유일한 세대는 MZ(밀레니얼+Z)세대로 나타났다. 주로 외식을 선호하던 MZ세대에게 나타난 변화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 트렌드인사이트팀 관계자는 "외식에서 즐기던 맛 그대로 자신만의 '홈스토랑'을 만들 수 있는 밀키트나 레스토랑간편식(RMR)을 올해 MZ세대가 더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RMR 제품은 가정간편식보다 더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밀키트 전문기업 프레시지는 지난해 7월 '화사 곱창'으로 유명한 대한곱창과 협업을 시작으로 30년 전통의 '백년가게' 대표 메뉴를 밀키트로 선보였다. 또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손잡고 프리미엄 밀키트 '63 다이닝 키트'도 내놨다. 플레시지 RMR제품은 지난해 4분기부터 판매량이 늘면서 3월 현재 누적 판매량이 14만개에 달한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유명 셰프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인기 메뉴를 방송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24는 프리미엄 중식 밀키트 '조선호텔 유니짜장'을 선보였다. 조선호텔 유니짜장은 지난해 8월 출시이후 최근까지 17만개 이상 팔렸다.

외식기업 동경은 최근 브런치전문브랜드 오핀카페 안에 '오핀마켓'을 열고 파스타 등 RMR(큰사진) 4가지를 선보였다.

올가홀푸드는 중화요리 전문점의 맛을 즐길 수 있는 바삭 등심탕수육을 선보였고 동원홈푸드 '더반찬&'은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에 선정된 유명 맛집 '일호식' RMR(작은 사진)' 5가지를 지난달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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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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