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계복지'로 장애인고용 준비

2021-09-14 13:09:36 게재

산업변화에 맞춘 장애인 직업능력개발

공공부조 중심의 전통적인 복지(welfare)의 한계를 보완하려는 노력은 계속돼왔다.

노동을 통해 스스로 사회적 주체가 되는 것을 지원하는 근로연계복지(workfare)에 이어 최근에는 학습과 훈련을 통해 직무역량을 개발·향상시켜 더 나은 일자리에 취업을 돕는 교육연계복지(Learn-fare)가 대두되고 있다.

공단 직업능력개발원에서 훈련생이 3D프린터를 활용한 실습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장애인고용공단 제공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산업구조가 급변하는 시기에 직업훈련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공단)은 국내 유일한 장애인 공공직업훈련기관이다. 1991년 1곳에 불과했던 장애인 직업훈련기관은 2021년 9월 현재 직업능력개발원(5곳), 맞춤훈련센터(7곳), 발달장애인훈련센터(19곳) 등 총 31곳으로 늘었다. 2023년까지 맞춤훈련센터 1곳과 경기남부직업능력개발원 1곳이 추가로 설립된다.

공단은 장애인의 다양한 요구와 기업의 수요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관별 훈련대상 및 운영방법을 달리한다.

직업능력개발원은 국가기반 산업 등 지속적인 인력수요에 대응한 양성훈련을 중점적으로 실시한다. 전공별 기능훈련 외에도 신체·심리·의료 등 전문가가 상주하며 직업생활에 필요한 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4차산업혁명 등 산업기술의 융·복합 추세에 대비해 기존 단일직종 중심의 훈련과정을 다양한 전공이 융·복합된 훈련직종으로 개편해 미래 노동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 학령기 구직연령대(15세~29세)에서 발달장애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르다. 발달장애인은 다른 장애 유형에 비해 중등교육과정과 직업생활 사이의 괴리가 상대적으로 크다. 공단은 발달장애인 전용 훈련기관을 신설해 산업체 현장과 유사한 환경의 직업체험관을 만들어 체험과 훈련을 접목한 훈련을 실시중이다.

2020년에는 '중복발달장애인을 위한 직업훈련 특별과정'을 개설했다. 서울맹학교 전공과에 재학 중인 훈련생 5명에게 시범사업도 실시했다. 이들은 시각장애가 있는 발달장애인이다.

올해 광역권 6곳 발달장애인훈련센터로 사업을 확대해 '지역에 있는 중복발달장애인을 위한 특별과정' 시범사업을 실시중이다.

맞춤훈련은 기업의 실제수요를 반영해 교과과정 설계부터 훈련생 선발·훈련·취업에 이르는 전과정을 기업과 함께 설계해서 진행하는 직업훈련이다.

취업과 동시에 인력을 즉시 현장에 배치해 일할 수 있어 재교육 시간과 경비를 절감할 수 있다. 현장 실무중심의 교과를 편성해 현장 적응력과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이미지를 높일 수 있고 기업이 원하는 훈련생을 평가 선발하는 동시에 교과과정 설계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맞춤훈련센터는 기업과 장애인의 접근이 용이한 전국 7개 시도의 도심지에 위치한다. 한국판 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장애인 IT 특화 맞춤훈련센터 2곳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월 기존 경기맞춤훈련센터를 'IT맞춤훈련센터'로 전환했고 오는 11월에 서울 구로디지털훈련센터를 열 예정이다.

IT맞춤훈련센터에서는 IT 기초·중급·고급과정 등 수준별 훈련과정과 기업 맞춤훈련을 연계한 취업을 확대하고 취업후 보수교육을 통해 취업부터 고용안정까지 전단계를 지원한다.

공단은 앞으로도 산업구조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직업능력개발훈련 제공을 통해 장애인 고용을 확대하고 기업의 구인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수요자의 요구에 맞춘 전문화된 서비스를 개발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증장애인들의 유형별 특성을 고려한 개별화된 직업능력개발 서비스 제공을 통해 많은 장애인들이 노동시장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세심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조향현 공단 이사장은 "전 산업의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근로자들은 디지털 역량 강화와 상시적 직업전환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취업시장에서 취약계층인 장애인에게는 더 절실한 문제"라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장애인 스스로가 노동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사회적 주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폭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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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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