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 안전한가" 미국 진풍경

2023-03-20 10:44:22 게재

지역은행 연쇄 파산사태

예금안전여부 관심 집중

미국에서 지역은행들이 무너지는 사태에 미국민들은 "내 돈은 안전한가"를 자문하며 개인이나 사업체 예금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보장받는 방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내 은행들은 물론 크레딧 유니온(신용조합)에 체킹계좌나 세이빙계좌를 통해 예금하고 있는 예금주들은 거의 전부 예금보험으로 보장받고 있다. 은행예금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의해 보장받고 있고 크레딧 유니온은 국가신용조합관리국에 의해 보험으로 보증받고 있다.

연방법은 예금주 1인당 한 은행 한 계좌당 25만달러까지 보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25만달러 이상 갖고 있거나 사업상 예치가 필요한 경우 어떻게 해야 보장한도를 늘려 최대한 연방당국으로부터 예금 전액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CBS뉴스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첫째, 은행 예금주들은 거래 은행 입구나 은행원 창구에 FDIC라는 로고가 붙어있는 지 확인해야 한다. 이 로고가 있어야 자신의 예금이 25만달러까지 보장받는다. 크레딧 유니온에 예금하고 있는 경우에는 내셔널 크레딧 유니언 어드미니스트레이션이라는 표시가 있으면 역시 25만달러까지 보증받게 된다.

둘째, 25만달러 이상 예치해야 하는 경우 보장한도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선 한 은행에서 개인 단독으로 체킹 어카운트와 세이빙 어카운트, IRA 은퇴저축 등을 나누어 개설하면 된다.

또한 부부일 경우 개인 계좌와 동시에 부부 공동이름으로 조인트 계좌를 만들 수 있다.

그럴 경우 개인 단독 체킹으로 25만달러, 세이빙으로 25만달러를 합해 50만달러를 보장받을 수 있다. 부부가 따로 같은 방법으로 두 계좌를 개설하면 역시 50만달러를 보장받아 한 은행에서만 부부가 100만달러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이와 별도로 한 은행에 체킹 어카운트만 개설해도 부부가 단독으로 하나에 25만달러씩 모두 50만달러, 동시에 공동으로 조인트 계좌하나를 열게 되면 2사람이 합해 50만달러까지 보장받아 이 역시 총 100만달러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셋째, 사업상 그보다 더 많은 돈을 예치해야 하는 경우는 한 은행이 아니라 여러 금융기관으로 나누고 체킹과 세이빙 등으로 분리해 예금하면 보장 한도를 크게 늘리게 된다.

CBS뉴스는 이와 함께 자신이 거래하는 은행이나 은행시스템 전체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수시로 점검해 볼 것을 권고했다. 이를 위해 거래 은행의 주식이 급격하게 추락하는지 예의주시해야 한다. 주가폭락이 발생하면 해당 은행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증거이므로 정밀 추적하고 신속 대응해야 한다. 이와 함께 거래은행이 자금을 더 모으려 하거나 은행 주식 또는 은행이 투자한 주식이나 채권을 대거 팔려 한다면 은행의 유동자금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어 거래은행의 분기별, 연간 실적 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해 보는 게 바람직하다. 금융권 뉴스를 수시로 체크해 보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과 같은 지역은행 파산이라는 대혼란 사태에서도 대부분의 예금은 거의 전액 보장받기 때문에 예금을 한꺼번에 대거 인출하는 것보다는 그대로 예치해 놓고 있는 게 더 안전하다고 CBS뉴스는 강조했다.

이번에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의 경우 자산 2090억달러 가운데 대부분인 1750억달러가 연방보장 한도인 25만달러를 넘는 대규모 예금이었으나 테크 업종 스타트업들이나 벤처 캐피탈의 줄도산이 우려되자 연방당국이 25만달러 한도와 상관없이 예금전액을 보장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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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m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