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전력마저 끊기면서 극심한 인도적 위기

2023-10-12 10:57:23 게재

이스라엘군 공습·봉쇄 … 식수·식량·전기 부족

양측 사망자 2300명 넘어 … 하마스도 반격 계속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이-팔 전쟁 닷새째인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전면 봉쇄와 공습으로 가자지구의 주 전력마저 끊기면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크게 고조됐다. 또 이스라엘군이 인구 230만명이 밀집해 있는 가자지구에 지상군 투입을 준비하는 가운데 하마스의 로켓 반격도 이어지면서 양측 사상자가 크게 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자발리야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불타는 건물들 사이로 잔해가 널려 있다. AP=연합뉴스


공습이 있을 때마다 인질을 1명씩 살해하겠다는 하마스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스라엘군은 10일 밤에도 가자지구 200곳 이상을 타격했다. 대학은 물론이고 모스크 주택 병원 학교 등에 대한 무차별 공습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우리는 하마스 무장대원과 지도자들의 알려진 거처는 제약이 있더라도 모조리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외무부는 지난 7일 밤부터 이어진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주택 2만2600채와 병원 10곳, 학교 48개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더군다나 전면 봉쇄에 따른 연료 부족으로 이날 오후 가자지구 유일한 발전소 가동이 중단되며 주 전력이 끊겼다. 비상 발전기를 사용한다고 해도 2∼4일 밖에 버틸 수 없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가자지구가 수 세기를 거슬러 중세 시대로 돌아가 붕괴 직전"이라고 참혹함을 전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 봉쇄가 국제법 위반이라는 지적과 함께 가자지구 주민들의 인도적 위기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커지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25만명이 넘는 피란민을 위한 음식과 식수가 12일 분량밖에 남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로켓 공격도 다시 이어지고 있다.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에는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하마스의 로켓 공격으로 최소 2명이 부상했고, 남부 스데로트와 니르암, 이빔, 에레즈, 가자 인근 네티브하아사라는 물론 중부 텔아비브 지역에서도 로켓 경보가 울렸다.

지난 7일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에서는 군인 169명을 포함해 1200명이 숨지고 3007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팔레스타인에서는 가자지구에서만 어린이 260명을 포함해 최소 1100명이 숨지고 5339명이 다쳤다고 현지 보건 당국이 밝혔다.

양측 사망자를 합하면 2300명을 넘어섰고, 부상자는 8000명을 훌쩍 넘는다. 불과 닷새 만에 벌어진 참혹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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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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