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15일 APEC 참석 차 미국행

2023-11-09 11:14:32 게재

영·프·네덜란드도 방문

한중 정상회담 성사 관심

한일정상 공동강연 전망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중순부터 연말까지 미국과 유럽 4개국을 무대로 전방위 정상외교를 펼친다. 부인 김건희 여사도 동행한다.

윤 대통령은 15일부터 2박 4일 일정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다. 18일 귀국해 주말 동안 국내현안을 챙기고 다시 20일 영국·프랑스 순방길에 오른다.

20∼23일 찰스 3세 국왕 요청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하고 곧이어 프랑스 파리로 이동, 24일까지 현지에서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위한 마지막 총력전에 나서는 일정이다. 파리에서는 28일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위한 표결이 이뤄진다. 다음 달 12∼13일에는 빌렘 알렉산더 국왕 초청으로 네덜란드 국빈 방문도 기다린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최상목 경제수석은 8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연말 정상외교 일정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APEC을 계기로 열리는 'APEC CEO 서밋'에서 한국 대통령으로는 10년 만에 기조연설을 한다. 'APEC 기업인 자문위원회와의 대화', APEC정상 만찬과 함께 의장국인 미국 주최 APEC 환영 리셉션도 참석한다. 16일에는 '모두를 위한 회복력 있는 지속 가능한 미래 창조'를 주제로 열리는 첫 세션과 17일 '리트리트' 세션에서 기후위기, 디지털 윤리 등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를 극복하기 위한 한국의 역할을 설명할 계획이다.

김 차장은 "APEC 창설을 주도하고 2025년 의장국 수임을 준비하는 우리나라는 올해 출범 30주년을 맞은 APEC 정상회의 논의를 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관심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성사 여부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첫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이번에 회담이 성사되면 시 주석의 방한 및 한일중 정상회의 논의도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중 정상회담도 아직 확정됐다고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며 "한국도 몇 개 정상회담을 논의하고 있는데 현시점에서는 어떤 나라와 정상회담을 한다고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는 17일 스탠퍼드대에서 공동 강연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교도통신이 이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20~23일 영국 국빈방문은 올 5월 대관식을 치른 찰스 3세 초청에 따른 것이다.

국빈 일정은 21일 공식 환영식으로 시작돼 국왕 주최 환영 오찬, 6·25전쟁 참전 기념비 헌화, 웨스트민스터 사원 방문으로 이어진다. 버킹엄궁 국빈 만찬도 치러진다.

22일에는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인공지능(AI) 사이버안보 원자력발전 방산 바이오 우주과학 반도체 등 전략적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23일에는 윈스턴 처칠 전 총리가 전쟁을 지휘한 현장인 '처칠 워룸'을 둘러보고, 국왕과 만나 작별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한영 비즈니스 포럼, 한영 최고과학자 과학기술미래 포럼, 런던금융특구 시장 주최 만찬 등 경제 일정도 소화한다.

윤 대통령은 23일 영국을 떠나 곧바로 파리로 이동, 1박 2일간 각국 BIE 대표를 대상으로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에 나선다. 김 차장은 "정상 차원의 전략적인 아웃리치는 부동표 표심을 돌리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 네덜란드 방문은 1961년 양국 수교 후 최초로 국빈 방문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 중인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8일 정상회담에서 수소·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과 우주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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