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관계' 격상

2023-11-21 11:13:32 게재

양국 정상 '다우닝가 합의'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

FTA개선, 반도체 MOU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 국빈방문에 나선 가운데 양국 관계가 기존 '포괄적·창조적 동반적 관계'에서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다.

20일(현지시간) 영국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양국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다우닝가 합의'(Downing Street Accord)를 채택할 예정이라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다우닝가는 영국 총리 관저가 있는 거리다. 이를 위한 정상회담은 22일 다우닝가 10번지에 있는 관저에서 열린다.

다우닝가 합의는 북핵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양국의 공동 입장을 강조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사태, 인도·태평양, 중동지역 정세 등 국제현안 대응에 대한 공동 의지를 밝히는 내용이 포함된다는 설명이다.

또 양국은 국제사회에서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강화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주요20개국(G20) 및 주요7개국(G7) 등 다자 무대에서의 공조에도 합의할 예정이라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양국은 특히 국빈방문을 계기로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사이버 위협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방위력 협력 파트너십 의향서 및 방산 공동수출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방산협력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합동 훈련 확대와 함께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을 위한 해양 공동순찰을 추진하는 등 국방·안보 분야 협력도 증진해 나갈 예정이다.

경제분야 협력도 강화한다. 양국은 기존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선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하고, 미래의 강력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양국 간 반도체 협력 MOU도 체결한다. 양 정상은 거시 경제 이슈 및 상호 투자 촉진 논의를 위한 경제 금융 협력 방안과 더불어 AI·디지털·원전·우주과학·바이오·양자 기술·해상풍력·청정에너지 등 미래 산업 분야의 경제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밖에 기후 위기를 포함한 글로벌 현안에 대한 공동 의지도 천명한다. 대통령실은 "다우닝가 합의 채택 및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은 한영 양국이 140년간 다져온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양국 미래세대를 위해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국빈방문 첫 일정으로 런던의 한 호텔에서 동포들과 만찬간담회를 열고 "이번 방문을 통해 한영 양국은 사이버 안보와 방위 산업 등 안보 분야의 협력 체계를 새롭게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한국과 영국은 자유·인권·법치라는 보편적 가치의 동반자이자 자유무역 시장으로 연결된 경제 공동체"라며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다시 시작해 공급망과 협력 기반을 더욱 공고히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양국의 협력 지평을 인공지능(AI)·원전·바이오·우주·반도체·청정에너지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로 대폭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런던 =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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