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 관광시대, 인프라가 좌우

2023-12-04 10:49:17 게재

소규모·개별 여행 추세

고소비 관광객 유치 중요

서울시가 13개국 언어로 지하철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비내국인용 정책에 힘을 쏟는 것은 관광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9월 '3·3·7·7 관광시대'를 기치로 내건 서울관광 미래비전을 발표했다. 서울을 찾는 외래관광객 3000만명, 1인당 지출액 300만원, 체류일 7일, 재방문율 70% 등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서울을 더 오래 머무르고 다시 찾고 싶은 고품격 매력도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서울은 코로나19 이전에 외래 관광객이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주목받는 관광도시였다. 하지만 단기 체류, 저가 관광객 중심이라 고급 관광도시 이미지 구축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서울시 관광비전은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 질적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되려면 중국과 동남아 단체관광객 중심인 기존 방식에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중동 유럽 등지에서 방문하는 관광객은 가족단위 장기 여행을 선호한다. 이들이 가이드 도움 없이 자유여행을 즐길 수 있으려면 관광 인프라 구축에 보다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세계적흐름은 1인 여행"이라면서 "혼자서도 여행하기 편한 도시가 되어야 진정한 관광 명소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이같은 추세를 감안해 소규모·개별화된 여행 흐름에 맞춰 여행자들이 편리하고 자유롭게 서울을 즐길 수 있도록 각종 편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주요 관광지와 교통수단을 카드 한장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울관광패스 사용범위를 넓히고 환전 서비스와 할인율을 높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야간 관광을 활성화하는 것도 소비와 지출을 늘리는 방법 중 하나다. 여의도 150m 상공에서 야경을 즐기는 '서울의 달'을 비롯해 한강교량, 청계천에 야경·일몰 명소를 조성하고 한강 드론라이트 쇼를 상설 개최하는 등 야간관광 코스 및 프로그램을 확충한다.

바가지 요금은 관광객들 원성을 자아내는 주요 요소다. 시는 대표적 '맛관광' 명소인 종로구 광장시장에 정량표기제를 도입, 바가지 요금 근절에 나선다. 광장시장은 서울 최대 재래시장으로 국내외 관광객 필수 방문지가 됐지만 최근 일부 가게에서 내용물을 줄이고 구성을 부실하게 하는 등 바가지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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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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