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이번에도 '여성 중용' … 생존율 50% 넘길까

2023-12-05 11:00:06 게재

검증 완주, 사실상 절반

"윤, 시야 넓혀야" 지적

연말 개각에서 여성 장관후보자 지명이 두드러진다. 여성 후보자 중 몇 명이 국회 검증을 거쳐 임명까지 완주할지에 관심이 모일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후보자에 송미령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에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에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오영주 외교2차관,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에는 강정애 전 숙명여대 총장을 각각 지명했다.

송미령·오영주·강정애 후보자는 여성이다. 여성은 이날 지명자 6명 중 절반에 달했다.

여성 장관 비율을 높이라는 윤 대통령의 뜻이 반영됐다는 게 중론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성비를) 고민 안했다면 거짓말"이라며 "절반이 여성인 경우는 인사를 보면서 처음인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초 인재등용에서 "(성별·지역 등에 따른) 할당과 안배는 안 한다"며 실력주의를 앞세웠지만 남성편중 인선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이를 수용, 여성 적극기용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윤석열정부 들어 여성 장관은 이영(중소벤처기업부) 한화진(환경부) 김현숙(여성가족부) 3명이다. 19개 부처 기준 15.7% 수준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말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으로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를, 보건복지부장관에 김승희 전 국민의힘 의원을 '여성 전문가'로 지명했다. 그러나 박 전 장관은 학제개편 논란, 김 전 의원은 부동산 편법증여 의혹 등으로 각각 자진사퇴했다.

올해는 김 행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여성가족부 장관후보자로 지명됐지만 이른바 '주식파킹' 청문회 일방퇴장 논란 등으로 낙마했다.

2년간 주요 여성 장관후보자 6명 중 검증과정을 완주한 사람이 사실상 절반밖에 되지 않는 셈이다.

윤 대통령의 '여성 중용' 기조가 결실을 맺으려면 인재풀에 대한 시야 확대와 꼼꼼한 사전검증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그간 보수진영의 여성인재 풀 자체가 좁았던 데다 현 정부의 사람 쓰는 시각이 좁다보니 낙마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었다"며 "윤 대통령이 먼저 시야를 넓히면 검증을 통과할 수 있는 여성 전문가도 더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이재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