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끼니 거르고, 아이위해 어른들 굶주려"

2024-01-16 10:45:02 게재

유엔총장 "국제인도법 위반"

"팔주민 집단처벌 정당화안돼"

"가자지구의 거의 모든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매일 끼니를 거르고 있으며, 많은 성인들이 아이들이 먹을 수 있도록 굶주리고 있으며,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기근이 발생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식량계획(WFP) 유엔아동기금(UNICEF) 유엔구호활동기구(UNRWA) 책임자들이 공동으로 낸 보도자료에서 지적한 내용이다. 이들 국제기구들은 15일 공동보도자료를 내고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극한에 달했다며 충분한 물자공급을 위한 △새 진입로 개설 △국경 검문소 통과 트럭수 확대 △인도주의 활동가들의 이동제한 완화 △원조 접근 및 배부늘 위한 사람들의 안전보장 등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을 촉구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식량을 생산하거나 수입할 능력이 없는 가자지구 주민 전체는 생존을 위해 원조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이뤄지는 지원만으로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필수적인 필요를 충족시킬 수 없고, 그 양은 기아와 영양실조, 질병을 막는 데 필요한 양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식량, 깨끗한 물, 의료 지원의 부족은 특히 북부 지역에서 심각하다.

WFP는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식량 불안정이 심각한 수준이며, 가자지구 전체 220만명 인구가 위기 또는 더 심각한 수준의 급성 식량 불안에 처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캐서린 러셀 유니세프 상임이사는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높은 어린이들은 치료와 깨끗한 물, 위생 서비스가 절실히 필요하지만, 현장 상황은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와 가족에게 안전하게 다가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물 공급을 늘리는 데 절실히 필요한 물자 중 일부는 여전히 가자 지구로 반입이 제한되고 있다. 어린이와 그 가족들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WHO 거브로여수스 사무총장은 "가자지구 사람들은 식량, 물, 의약품, 적절한 의료 서비스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굶주린 사람들은 질병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이미 끔찍한 상황을 재앙으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UNRWA 라자리니 사무총장은 "인도주의적 지원만으로는 악화되는 기아 상황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시장과 민간 부문이 다시 문을 열고 식량 접근성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상업적 공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UN 구테흐스 사무총장도 같은날 미국 뉴욕에서 가자지구의 비참한 상황을 언급했다. 그는 모든 인질의 즉시 석방을 요구하면서도 "그 어떤 것도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집단적 처벌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자지구에서 유엔 직원 152명이 사망해, UN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인명손실을 당했다"며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명백한 국제인도법 위반 상황에 깊은 고민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장병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