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20주년 보건복지인재원

보건복지인재 양성 국가허브로 우뚝 선다

2024-01-30 11:00:32 게재

미래감염병 대응 아세안 역량강화 … 의료돌봄통합·고립은둔청년 지원인력 교육 박차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이 4월 4일 개원 20주년을 맞는다. 보건복지인재원(이하 인재원)은 2004년 정원 49명으로 개원한 이래 보건복지 종사자들에게 전문교육을 제공해왔다. 현장-정책-학계 등을 잇는 보건복지인재 양성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지나갔지만 우리나라의 저출생-고령화 문제는 재난 수준으로 사회 지속가능성까지 위협한다. 또 양극화로 고통받는 약자 보호,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은 현장의 적절한 대응과 이를 위한 혁신을 요구한다. 한국사회 보건복지 환경 변화를 맞아 대응인력의 능력과 기능 높이기는 매우 중요하다. 인재원은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 및 특수법인 임원급 최고위자 100여명에게 '보건복지에 대한 국정가치와 미래변화 역량강화 최고위자 세미나'를 진행했다. 개원 이래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11일부터 25일까지 공적개발원조사업에 참여한 라오스 싱가포르 등 아세안 7개국 보건관계자들이 보건복지인재원에서 감염병 보호구 착용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 보건복지인재원 제공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은 보건복지부 등 정부부처와 긴밀히 협업해 현장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교육 욕구에 맞춰 많은 사업을 추진했다. 2004년 연간 1만명 교육을 목표로 했던 사업이 2023년말 300만명으로 양적 확대를 이뤘다.

인재원은 시대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미래 감염병 대응을 위한 아세안 보건복지 역량강화, 의료돌봄통합 지원사업, 고립은둔청년 지원사업 등을 통해 인재원 사람들의 활동을 살펴본다.

지난해 6월 12일부터 5일간 의료요양통합돌봄 관련 지자체 추진단 및 시도, 보건복지인재원 등이 일본 도코 지역 등 지역사회통합돌봄 사례 현장을 방문했다. 사진 보건복지인재원 제공


◆아세안 국가 보건복지 협력사업 심화 확대 = 2022년 11월 정부는 인도-태평양지역국가와 실질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아세안 연대구상'을 발표하고 아세안의 보건분야 역량을 강화와 협력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인재원은 신종감염병 대응, 일차보건의료, 디지털헬스케어 등 아세안의 수요를 반영한 다양한 역량강화 사업을 복지부 질병관리청과 함께 추진하며 '아세안 보건복지 분야 역량강화 사업 중심기관'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최승희 인재원 국제협력부 부장에 따르면 인재원은 특히 2021년부터 복지부의 대표적 아세안 보건협력사업인 'K-Health 보건의료 해외진출 지원 사업'의 하나로 아세안 10개국 보건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각국의 보건복지정책 및 시스템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3년부터 아세안 국가의 감염병 대응 역량을 높이고 국내 감염병 유입 방지와 국제 대응 공조강화를 위해 '한-아세안 감염병 역량강화 공적개발원조(ODA)사업'을 추진했다. 아세안 각국의 진단검사와 역학조사 현황, 문제점과 향후 계획을 공유하며 민관학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장 실습을 위주로 자국에 적용가능한 사업플랜을 수립해 아세안 회원국의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데 기여했다.

최 부장은 "올해 인재원은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인적역량 강화를 위한 '한-아세안협력기금사업(AKCF)'을 통해 새로 추진하는 아세안 보건복지 역량강화 협력사업을 더욱 심화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보건복지인재원 전경. 사진 보건복지인재원 제공


◆통합돌봄 기획 실행력 높이는 교육 = 우리나라는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인재원은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해도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필요한 의료-돌봄서비스를 연계해 제공하는 '노인 의료돌봄통합지원 시범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배지영 인재원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시범사업과 관련해서 현장에서 돌봄이 필요한 주민을 만나는 실무자의 역량 증진을 위해 시범사업에 선정된 12개 지역의 노인의료돌봄 통합지원 담당 공무원 및 복지관 등 유관기관 실무자 대상으로 총 29과정 38회의 체계적인 직무교육을 제공했다.

추진단공무원 대상으로 지역별 컨설팅 교육을 제공해 실행력을 높이도록 했다. 읍면동 상담실무자 대상 기초-기본-심화 교육을 제공해 대상자에게 효과성 높은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총 7531명의 관계자가 교육을 수료했다.

또한 자체적으로 돌봄체계 구축을 준비하는 지자체를 지원하기 위한 사례 공유의 장인 네트워크 실천포럼을 3회 개최해 501명이 참여했다. 노인의료·돌봄 통합지원 정책을 확산하고 전국화 추진의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올해 의료·돌봄통합지원 시범사업 2차년도에 들어감에 따라 단계별 전문교육을 고도화해 질 높은 통합지원 서비스가 국민에게 제공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시범사업은 2026년 전국화를 목표로 삼는다. 하지만 지역민의 건강과 돌봄을 지원하는 많은 서비스가 여전히 분절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필요한 지원이 제때에 제공되지 못하는 현장의 어려움이 있다.

배 교수는 "인재원은 지역민의 곁에서 서비스 필요를 확인하고 지역단위의 맞춤형 돌봄정책을 기획 실행하는 전문인력의 양성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며 "시범사업을 계기로 이용자 중심으로 필요한 서비스가 통합적으로 지원돼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누릴 수 있는 지원체계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취약청년 특이성 이해하고 지원 역량 키우기 = 고립은둔청년을 지원하는 인력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인재원이 나서고 있다. 정부는 청년복지 5대 과제의 하나로 올해 전국 4개 광역시도에 '청년미래센터'를 설치하고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가족돌봄청년과 고립은둔청년의 안정적인 자립기반 마련을 지원하라는 사회적 요구를 수행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겼다.

인재원은 취약청년인 자립준비청년 종사자 교육을 수행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적 요구에 발빠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자체 '아동청년교육센터'를 신설해 기존 아동복지 인재양성에 대한 교육을 이어가면서 더불어 취약청년 지원인력에 대한 교육과정도 열 예정이다.

강현주 인재원 교수에 따르면 강 교수 등이 수행한 '신취약청년 지원인력 교육운영체계 연구' 결과를 반영해 올해 복지부의 '청년미래센터' 선정과 센터의 지원인력 모집 직후에 지원인력에게 신규 교육을 시작한다. 가족돌봄청년은 18만명, 고립은둔청년은 54만명으로 추정된다. 지자체마다 나름의 청년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청년층은 기존 복지대상자와 다른 욕구와 다른 소통방식을 원한다. 다차원적인 취약성이 중첩된 청년을 지원하는 인력은 더 섬세하고 고도화된 사례관리 역량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청년복지 인력과 교육훈련이 없어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다. 특히 고립은둔청년의 경우 당사자 외에도 가족지원이 필요하고 섣부른 개입은 오히려 더 깊은 고립에 일으킬 수 있다.

강 교수는 "취약청년 지원인력을 위한 교육은 청년 대상자에 대한 깊은 이해와 경험을 지향하고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며 "이러한 방향성 속에서 교육 커리큘럼 설계와 함께 할 강사진 발굴에 공을 들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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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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