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올해 한국 경제 2.3% 성장할 것"

2024-01-31 11:15:18 게재

내년에도 2.3% 성장 전망

중동 불안 등 변수 여전

"회복세 판단하기엔 일러"

세계경제 성장 2.9→3.1%

미국 2.1%, 중국은 4.6%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2.3%로 소폭 올렸다. 정부 전망치보다 조금 높은 수치다. 글로벌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반도체 등의 수출 회복세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중동 정세 불안과 중국 부동산 경기 위축 등 변수가 많아 올해 한국 경제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전날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2024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내다봤다. 지난해 10월 내놓은 전망치(2.2%)보다 0.1%p 오른 것이다.

앞서 IMF는 한국의 2024년 경제성장률 전망하면서 지난해 1월 2.6%를 제시했다. 4월에는 2.4%→7월 2.4%→10월 2.2%로 낮춰오다가 올해 1월에는 기대치를 높였다.

IMF는 한국의 2025년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지난해 10월 때와 같은 2.3%의 전망치를 내놓았다. IMF는 이번 상향 전망 이유를 보고서에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한국의 주요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의 전망치를 크게 조정한 데 따른 조치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조금씩 살아나면서 수출이 회복된다는 점 등도 반영한 것"으로 풀이했다.

실제 IMF가 밝힌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1%로 기존 전망에서 0.6%p 올랐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예상(2%·월스트리트저널)보다 크게 높은 3.3%를 나타낸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국에 대한 IMF 전망치도 4.6%로 0.4%p 상승했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경제성장률 목표치(5.2%)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가 결국 달성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9%에서 3.1%로 상향했다.

IMF는 "미국과 여러 대형 신흥국의 회복력이 예상보다 강하며 중국은 재정 지원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세계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세와 물가 하락에 힘입어 경착륙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또 IMF는 보고서에서 "조급한 통화정책 완화와 지나친 긴축기조 모두를 경계하며 적절한 시점에 통화정책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재정여력 확충, 구조개혁을 통한 중장기 생산성 향상, 기후변화 대응 등을 통해 미래 충격에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IMF가 이번에 제시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한국 정부의 전망치(2.2%), 한국은행 전망치(2.1%)보다 높다. 다만 한국 경제의 주요 하방 요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어 낙관하기엔 이르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물류 대란과 중국 부동산 기업 헝다의 파산 우려가 대표적이다.

IMF는 이와 관련해 "지정학적 충격과 공급망 교란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 및 근원 인플레이션 지속이 긴축적인 통화 여건을 지속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부동산 시장 문제, 세금 인상과 지출 삭감으로의 혼란스러운 전환이 성장 기대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다음 주 중 발표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전망치까지는 확인해봐야 경향을 파악할 수 있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이르다"고 경계했다. OECD는 지난해 11월 2.3%를 제시한 바 있다.

한편 유로존과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했다. 독일(0.9%→0.5%)과 프랑스(1.3%→1.0%)의 감소 폭이 컸고, 일본은 1.0%에서 0.9%에서 0.1%p 내려갔다. 영국(0.6%→0.6%)은 변함이 없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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