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예방,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에 달렸다"

2024-01-31 11:47:19 게재

2023년 안전보건 상생협력 우수기업 :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

#. 지난해 7월 폐수처리장에서 시설관리 협력업체 소속 이 모씨는 약품을 투입하는데 가스측정기 알람이 울렸다. 황화수소 농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작업을 중지하고 관련조치이후 안전하게 작업을 재수행할 수 있었다. 이는 원청인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가 협력업체 근로자에게도 작업중지권을 보장했기 때문이다.

협력업체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을 보장하고 있다. 36곳의 위험기계기구와 질식 위험작업장에 '선 근로자 작업중지, 후 관리감독자 신고'를 강조한 표지를 설치했다.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대표 최덕진, 대한항공C&D)는 2020년 12월 대한항공에서 분사된 관계회사다. 대한항공C&D는 대한항공 진에어 싱가포르항공 등 23개 항공사를 대상으로 1800여종 다품종 메뉴를 하루 평균 기내식 6만식을 제조해 공급한다.

사업장도 김포·인천기내식센터 등 6개로 분산돼있다. 이들 사업장에서 80~90명 조리업무 근로자 등 정규직 270여명과 삼구INC 등 18개 협력업체 2000여명이 사전준비, 세팅, 탑재 등의 업무를 한다. 그만큼 공정이 복잡하고 유해·위험요소가 많다.

회사 창립 1년차엔 안전보건 조직을 구성하고 2년차에는 각 사업장별 안전보건인증시스템 KOSHA-MS 인증을 취득하는 등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해 나갔다. 3년차인 2023년에는 고용노동부 중대재해 감축로드맵, 행정안전부 디지털기반 국민안전 강화 방안 등 정부의 최근 정책 방향과 인천공항공사의 스마트 안전관리 시스템 운영 추세에 따라 협력업체와 항공조업 밀폐공간 등 고위험 작업에 스마트 안전관리 기술을 지원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대한항공C&D는 지난해 고용부와 안전보건공단(공단)의 '대·중소기업 안전보건 상생협력사업'(상생협력사업)을 신청하고 우선 김포·인천기내식센터, 기내판매사업소 등 3곳 사업장 10개 협력업체(사내 9개, 사외 1개)가 참여했다.

지난해 6월 대한항공C&D와 협력업체가 상호소통하며 안전문화 확산과 주체적 안전보건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안전보건 상생협력 워크숍'을 가졌다. 2023년에는 도급비에 포함된 안전보건비와 별개로 협력업체 지원 예산규모를 2022년보다 75% 늘렸다. 정부의 매칭 지원도 1억원 받았다.

고용부 지정 안전관리전문기관을 통해 협력업체별 맞춤 안전보건 컨설팅을 실시했다.

우선 사업장이 넓고 다양한 조업, 특히 사업장 밖 공항에서 탑재가 이뤄지는 등 안전정보 전달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안전보건 모바일 앱'을 개발했다. '안전보건 모바일 앱'을 통해 확인항공기 운항 스케줄 확인과 항공조업, 사업장 내·외부 안전점검, 밀폐공간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가스농도 수치 확인, 작업허가 점검·승인 등을 실시간으로 할 수 있는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대표의 안전 최우선 정책에 따라 각 사업장에 안전·보건관리자를 배치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협력업체에게 교육자료 제공 등 다양한 안전보건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기내식 항공조업에 램프(Ramp) 안전관리자도 3명에서 8명으로 늘렸다. 향후 추가 확대해 각 공항별 안전관리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구성 및 관리할 계획이다.

특히 협력업체 모든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을 활성화 가기 위해 36곳의 위험기계기구와 질식 위험작업장에 '선 근로자 작업중지, 후 관리감독자 신고'를 강조한 표지를 설치했다. 협력업체와 근로자의 의견청취를 위해 분기별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매월 안전보건협의체 회의와 안전보건간담회, 안전보건 건의함과 메일 접수 등 다양한 소통 창구도 마련했다.

협력업체 근로자의 적극적인 참여로 지난해 12월 현재 209건의 안전보건 의견 가운데 170건이 개선조치가 완료됐고 38건은 조치 중이다. 상생협력활동 우수업체와 우수제안 포상제도도 실시하고 있다.

사외협력업체로 기내식 운송업체(9명) 명준엽 영한 대표는 "위험성평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지 몰랐는데 컨설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화물차 버튼 조작할 때 감전위험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대한항공C&D는 올해도 상생협력사업에 부산사업소까지 확대해 참여한다. 특히 협력업체의 안전보건체계 구축 지원에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승재 대한항공C&D 안전보안팀장은 "산재예방의 핵심은 협력업체가 얼마만큼 의지를 가지고 노력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달렸다"며 "특히 안전에 대한 근로자의 안전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안전과 조업의 효율성 향상을 병립시킬 수 있는 방안을 수립과 더불어 안전보건 전문인력 배치를 통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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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사진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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