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영화 정치’와 거리두기

2024-02-14 00:00:00 게재

‘건국전쟁’ ‘서울의봄’ 관람 안해

문 전 대통령 ‘영화사랑’ 대비

대국민 직접 소통에 적극적인 윤석열 대통령이 유독 영화 관람을 통한 스킨십 정치와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거의 해마다 극장을 찾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대비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설 연휴 기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에 대해 “역사를 올바르게 알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영화를 직접 보지는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4일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건국전쟁을) 관람하지 않았다”며 “볼 계획도 없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부터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독립운동 기여를 평가해 왔다. 지난해 이승만 대통령기념관 건립 사업에 5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건국전쟁은 설 연휴 기간 누적 관객 수 32만9000명을 돌파하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및 당 소속 의원들과 정부인사들이 영화 관람 행렬을 보였다.

앞서 올해 초에는 신군부 쿠데타를 다룬 영화 ‘서울의봄’이 흥행을 했지만 이 역시 관람하지 않았다. 야권에서 윤 대통령과 여당을 신군부에 빗대며 정치공세를 하자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영화를 관람해 이를 일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22년 6월 베이비박스 문제를 다룬 칸 영화제 수상작 ‘브로커’를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람했다. 그러나 같은 날 북한이 방사포를 발사한 사실 때문에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여론이 일었었다.

영화를 자제하는 윤 대통령의 행보는 문 전 대통령과는 확연히 차이를 보인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택시운전사’ ‘미씽’ ‘1987’ ‘천문’ ‘프란치스코, 호르헤 신부’ 등 수시로 극장을 찾아 영화를 관람했다. 부인 김정숙 여사 역시 개인 일정으로 ‘당갈’ ‘로망’ ‘칠곡가시나들’ ‘생일’ 등을 봤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이재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