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된 해외상품 국내 버젓이 유통

2024-03-07 14:15:08 게재

한국소비자원 유럽 미국서 리콜된 국내 유통제품 986건 적발

온라인을 통한 해외거래가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해외에서 안전성 문제로 리콜된 제품이 국내에서 유통 또는 판매되는 경우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윤수현)은 지난해 유럽·미국 등 해외에서 리콜된 제품 국내 유통현황을 모니터링해 총 986건에 대해 유통 또는 재유통을 차단하는 등 시정조치를 실시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해외에서 리콜됐으나 국내유통이 확인돼 유통차단 시정조치를 한 실적은 473건이다. 품목별로는 ‘음식료품’이 113건(23.9%)으로 가장 많았다. ‘가전·전자·통신기기’ 106건(22.4%), ‘아동·유아용품’ 70건(14.8%) 순으로 적발됐다.

품목별 리콜사유를 살펴보면 음식료품은 유해물질과 알러지 유발성분 함유가 79건(69.9%)으로 가장 많았다. 이물질 함유 18건(15.9%) 부패·변질이 3건(2.7%)으로 뒤를 이었다. 또 유해물질과 알러지 유발성분 함유로 인해 리콜된 음식료품 중에서는 해당 성분(대두 땅콩 우유 밀 등)이 라벨에 표시되지 않은 경우가 24건으로 가장 많았다.

가전·전자·통신기기는 전기적요인(절연미흡, 기준 부적합 등)이 40건(37.7%)으로 가장 많았다. 제조불량 등에 따른 고장이 25건(23.6%) 과열·발화·불꽃·발연이 17건(16.0%)을 차지했다. 특히 전기적요인으로 리콜된 가전·전자·통신기기 중에서는 접지와 절연 등이 미흡해 감전위험이 있는 제품이 13건으로 가장 많았다.

‘아동·유아용품’은 부품탈락, 삼킴과 질식위험으로 인한 리콜이 25건(35.7%)으로 가장 많았다. 유해물질 함유로 인한 리콜이 19건(27.1%)이었다. 특히 아동·유아용품 중에서는 소형 부품이 탈락돼 삼킬 시 질식위험이 있는 장난감과 아기용품 등이 25건으로 가장 많았다.

또 해외리콜 제품 473건 중 제조국 정보가 확인된 219건을 살펴본 결과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이 138건(63.0%)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산이 13건(5.9%)으로 뒤를 이었다. 품목별로는 중국산(138건)의 경우 ‘가전·전자·통신기기’가 58건(42.0%), ‘아동·유아용품’이 45건(32.6%), ‘스포츠·레저용품’이 16건(11.6%) 순이었다. 미국산(13건)은 ‘생활화학제품’이 5건(38.5%), ‘스포츠·레저용품’이 3건(23.1%), ‘가전·전자·통신기기’ 2건(15.4%) 순이었다.

해외리콜 제품은 정식 수입사를 통한 유통보다는 오픈마켓 등 구매대행이나 전문 구매대행 사이트 등을 통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존 판매처에서 판매를 차단한 제품이라도 다른 사업자나 유통 채널을 통해 다시 유통될 수 있다.

이에 소비자원은 판매 차단된 해외리콜 제품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을 통해 전년대비(207건) 1.5배 늘어난 513건 재유통 사례를 적발하고 시정조치를 완료했다.

특히 이번 분석 결과 ‘가전·전자·통신기기’ 품목 재유통(125건, 24.4%)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돼 해당 품목을 구입하는 소비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 관세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과 함께 ‘해외위해제품관리실무협의체’와 온라인플랫폼 ‘자율 제품안전 협약’을 통해 해외 위해제품의 온라인 유통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해외직구·구매대행 등을 통해 제품을 구입할 경우,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www.ciss.go.kr)과 소비자24(www.consumer.go.kr)에서 리콜된 제품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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