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기’서 압승 못하면 ‘1당’ 놓친다

2024-03-12 13:00:16 게재

영·호남 의석 차 커 소폭 이겨도 ‘민주당 패배’…거대양당 지지율 격차 적어 대접전 예고

거대양당이 경기도와 인천의 74석을 놓고 대격돌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4년 전의 압승을 지키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아성을 깨야 하는 도전자다. ‘1당’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승부에서 양측 모두 ‘경기도와 인천 승리’는 필승 전략지다.

12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지난 2000년(16대 총선)부터 20년간 6차례의 총선을 거치면서 경기도에서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승리한 것은 18대 총선(2008년)뿐이었다. 당시 민주당(통합민주당)과 국민의힘(한나라당) 의석수는 각각 17석과 32석이었다. 결국 경기도에서 격차를 크게 벌린 국민의힘이 153석을 확보했고 민주당은 81석에 그쳤다.

민주당은 ‘박빙 우위’ 정도로는 ‘1당’ 자리를 가져갈 수 없었다. 2000년에 22석을 얻으며 국민의힘(한나라당, 18석)보다 4석 앞섰지만 2당으로 주저앉았고 2012년 19대 총선에서도 29석(민주통합당) 대 21석(새누리당)으로 8석을 더 얻었지만 결국 과반까지 내주며 패배했다.

20대 총선에서는 40석(새누리당 19석)이나 확보했는데도 국민의힘에 123석 대 122석으로 간신히 1당이 됐고 17대와 21대 총선에서는 각각 35석(열린우리당) 대 14석(한나라당), 51석(민주당) 대 7석(미래통합당)으로 완승을 거두고서야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인천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6석(새천년민주연합) 대 5석(한나라당)이었던 2000년과 6석 대 6석 이었던 2012년에는 모두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이겼다. 민주당은 2004년 9석 대 3석, 2016년 7석 대 4석, 2020년 11석 대 1석 등으로 인천에서 압승한 뒤에야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이는 국민의힘의 강력 지지층이 버티고 있는 영남 지역의 의석수(65석)가 민주당 전통적 지지층이 자리잡고 있는 호남지역 의석수(28석)의 배가 넘기 때문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수도권, 특히 경기와 인천에서 ‘압승’해야 전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경기도와 인천의 여론이 민주당에 호의적이지 않다. 지난 5~7일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31%대 37%로 오차 범위 안에서 국민의힘이 다소 우세했다. 서울에서는 민주당 24%, 국민의힘 45%로 크게 벌어진 반면 경기·인천에서는 37%대 30%로 오차범위를 소폭 벗어난 표차로 민주당 지지율이 높게 나왔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는 압승했던 4년 전과 크게 다른 모습이다. 지난 2020년 총선 한 달 전이었던 3월 10~12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9%로 국민의힘 지지율(22%)을 크게 앞섰다. 경기 인천에서도 39% 대 21%로 민주당이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박준규·수원 곽태영·인천 김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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