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중독, 치료·재활이 중요”

2024-03-21 13:00:11 게재

박성재 법무장관, 첫 현장방문 “치료·보호기관 충분치 않아 문제”

박성재 법무부 장관(왼쪽)은 20일 취임 후 첫 현장방문지로 인천참사랑병원을 찾아 천영훈 병원장과 청소년 마약류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치료와 재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 법무부 제공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20일 취임 후 첫 현장방문지로 국내 대표 마약류 중독자 전문치료병원인 인천참사랑병원을 찾아 청소년 마약류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치료와 재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천참사랑병원은 지난 2022년 기준 마약류 사범으로서 중독증 치료를 받은 이들 421명 중 65.6%에 해당하는 276명이 거쳐 간 ‘마약류 중독 치료의 본산’으로 알려진 곳이다.

박 장관은 인사말에서 “마약류 중독 등 중독 범죄는 수사기관과 형사사법에 의한 처벌·단속이 이뤄져야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독자의 사회복귀를 위한 치료·재활사업이 중요하다”며 “어쩌면 사법 처벌 보다 치료·재활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날 “평소 청소년 중독 범죄에 대해 관심이 많다. 우리 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이슈”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 추진에 반영하고자 찾게 됐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변호사 시절 마약 사건을 담당해보면서 재활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청소년 마약 중독 문제는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지검에 따르면 인천에서 적발된 만 19세 미만의 청소년 마약사범은 2022년 72명에서 지난해 329명으로 불과 1년 사이에 4배 이상 수준으로 급증했다. 인천 전체 마약사범 중 청소년 비율도 지난해 11.8%를 기록해 2018년 1.7%에 비해 크게 올랐다.

인천참사랑병원의 치료 보호 대상자도 2018년 100명에서 2022년 412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이 병원은 지난해 7월부터 인천지검과 업무 협약을 맺고 청소년 대상 마약류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지검은 단약 의지가 있는 청소년 마약 사범에 대해 치료보호 조건부 기소유예 등 처분을 내리고, 병원은 해당 대상자에게 각종 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장은 “막연히 치료·재활이 중요하다고 말하면 마약류 투약의 위험성과 사법 경각심을 흐리게 하는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며 “투약사범에게 기계적으로 기소유예를 내리는 것이 아닌, 적발됨과 동시에 치료를 열심히 받는다면 기소유예를 내리게 하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라고 언급했다.

박 장관은 천 병원장 등 인천참사랑병원 관계자와 가진 현장간담회에서 마약류 중독치료 사업의 운영 현황도 보고받았다.

현재 검찰로부터 치료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마약 투약 청소년 4명은 매주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하면서 심리 치료를 받아 단약을 유지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박 장관은 이날 치료와 재활을 강조했다. 그는 “마약은 재범률이 높기 때문에 강력한 단속뿐만 아니라 중독 치료·재활이 마약범죄 대응 정책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인천참사랑병원처럼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마약 중독자 치료 보호기관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이어 “근본적 원인 해결을 위해 보건복지부·식약처 등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의하겠다”며 “재범 방지를 위한 전문기관 치료 연계 및 재활 프로그램을 확대해 마약중독자가 건전하게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업무를 추진해달라”라고 말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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