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기업 아동친화정책 낙제점

2024-04-19 13:00:17 게재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조사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기업들의 아동친화정책을 조사한 결과 낙제점에 가깝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 기업들의 아동권리 존중 수준은 시작단계라는 평가다.

19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국내 기업들의 아동권리 존중 현황을 분석한 ‘ESG의 새로운 투자기준, 2023 유니세프아동친화기업 지수’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설립 30년을 맞아 KOSPI200 기업 중 2023년 8월 31일까지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한 157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투자자들이 기업 평가시 아동권리 측면에서도 분석할 수 있는 방안을 말한다. 부모는 물론 청소년·아동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지, 제품과 서비스에서 아동보호나 안전 보장을 하는지 등 10개 지표, 142개 항목을 평가했다.

조사 결과 142개 기업(90.44%)이 100점 만점에 50점 미만이었다. 60점 이상을 받은 기업은 단 1개였다. 아동보호 및 안전 보장 조치 여부, 아동권리를 존중하는 마케팅 정책 유무 등에서는 모든 기업의 평균 점수가 0점대였다.

산업군별로는 전기전자업종이 평균 41.87점으로 가장 높았다. 증권(21.31점) 비금속광물(24.58점) 서비스업(26.90점) 보험(27.21점) 순으로 낮은 점수를 보였다.

회사 구성원들이 아동을 양육하는데 최선의 조건을 갖추기 위한 ‘양육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부문은 10점 만점에 5.85점이었다. 하지만 세부 내용을 보면 실망스럽다. 성별이나 임신 출산 가족돌봄에서 차별금지를 약속하는 기업은 4%에 불과했다. 또 근로자와 가족이 적정 생활수준을 영위할 수 있도록 생활임금 보장을 약속한 기업은 1%, 모유수유를 위한 시설과 시간을 제공하는 기업은 9%, 법정기준 이상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을 제공하고 실사용률을 공개한 기업은 8%였다.

조미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는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성과 아동권리의 상관 관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며 “더 많은 기업들이 어린이를 우리 사회의 주요 구성원으로서 인식하고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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