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4도 오르면 제주는 아열대림

2024-04-25 13:00:01 게재

국립산림과학원 기후위기와 산림 심포지엄

2050년에 침엽수림 비율 28.5%로 감소할 것

기후변화에 따른 산림의 생태와 환경을 10년 단위로 측정한 결과 산림지역 평균기온은 10.1℃로 한국 평균기온 12.5℃ 대비 약 2.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침엽수림 면적비율은 1980년대 전체의 49.5%에서 2020년대 36.9%로 감소했다. 소나무 순수림은 지난 10년간 25%가 다른나무와 섞여 숲을 이룬 혼효림으로 변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5일 이같은 연구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산림정책 제언을 위한 ‘기후위기 시대, 산림과 적응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산림과학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야기되는 영향을 평가한 결과 고온극한기후지수(SSP1-2.6)를 적용한 경우 2050년대 평균기온은 2000~2019년 전국 평균기온인 11.9℃에서 0.7℃ 상승한 12.6℃, 강수량은 200~350㎜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지역 평균기온이 계속 상승함에 따라 산림지역 이상기상 모니터링과 산사태, 산불 등 산림재해 예방과 대응 강화를 위한 산악기상관측망을 구축하고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산림과학원은 지적했다.

산림 수종도 크게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난대 활엽수종 분포지역이 북상하며 확대되고 있다.

평균기온이 4℃ 상승할 경우 제주 대부분 지역과 남해안 일대가 아열대림으로 바뀔 것으로 예측된다.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의하면 2050년대에 들어서면 침엽수림 비율이 28.5%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나무 잣나무 신갈나무의 서식 가능지역은 북상하며 지속해서 감소하고 졸참나무 서식 가능지역과 소나무 신갈나무 등 주요 수종의 연륜생장이 기후변화에 의해 감소할 전망이다.

산림과학원은 “기후변화에 의한 산림 기능 변화를 고려한 산림생태계관리 기본방향을 수립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수종별 생장 특성 구명 및 취약수종에 관한 장기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목재 수요를 고려한 묘목 생산계획과 침엽수림과 활엽수림의 적정 비율 선택 및 활엽수 이용 방안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상나무 가문비나무 등 25% 이상 쇠퇴 = 산림과학원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아고산대(고산대와 산지대 사이 수직분포대) 상록침엽수림을 대상으로 전국 단위 분포와 생육 현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입목쇠퇴도가 증가하고 구상나무 분비나무 가문비나무의 25% 이상이 쇠퇴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후변화 시나리오(SSP)를 적용한 결과 눈잣나무 가문비나무의 생육 가능 면적 감소폭이 크고 구상나무 분비나무의 2050년대 생육 가능 면적은 현재 대비 각각 16%, 81.2%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나서 ‘멸종위기 고산지역 침엽수종 보전·복원 대책’ 이행을 지속하고 아고산대 상록침엽수림의 맞춤형 보전 관리와 7개 멸종위기 고산침엽수종의 현지외 보존 등을 강화해야 아고산대 보전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 기후변화 취약 산림생태계의 구조변화 특성을 진단하고 잠재적인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현장 실연연구를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고로쇠수액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영향을 조사·분석한 결과 기후변화가 수액의 채취기간 및 생산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최근 4년간 수액 채취기간을 분석한 결과 최소 12일 이상 출수시기가 빨라졌다. 또 경남 하동과 진주지역의 2041~2060년대 출수시작일은 현재 대비 약 2~10일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온 1.5도 상승 시 산불위험 8.6% 증가 = 기후변화는 산불발생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1971~2000년 대비 기온이 1.5℃ 상승하면 산불발생위험도는 8.6% 증가, 2.0℃ 상승 시 13.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2000년 이후 겨울철(1~3월과 11월 이후)에 위험도가 크게 증가했다.

또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2071~2100년 산불 발생위험도는 SSP1-2.6의 경우 47.1%, 저온극한기후지수(SSP5-8.5)의 경우 158.1%까지 증가한다. 이에 따라 산불조심기간 연장이나 조정, 산불 예방과 복원에 대한 예산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산림과학원은 설명했다.

배재수 국립산림과학원장은 “우리나라 국토의 63%를 차지하는 산림은 기후위기 시대의 핵심 탄소흡수원이자 생태위기 시대 생물다양성 보고”라며 “종합보고서의 기후변화 영향과 취약성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절멸 위기에 처한 고산 침엽수종의 보전 방안, 산림재해 예방,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새로운 임업 방안을 개발하는 데 연구를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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