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감사’ 중요성 커져…회계사시험 IT 비중 확대

2024-04-26 13:00:02 게재

내년 2차 시험 회계감사 IT 비중 15%로

2026년 25%로 높아질 듯, ‘모의문제’ 안내

외부감사법·공인회계사법 문제 신규 출제

기업의 외부감사에 정보기술(IT)을 접목시킨 ‘디지털 감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내년부터 공인회계사 시험에 IT 비중이 점차 확대된다. 또 IT 과목을 사전에 이수해야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은 “회계사의 역량 강화를 위해 2025년도부터 새로운 공인회계사 시험제도가 시행된다”며 시험제도 변화와 관련한 상세 자료를 공개했다.

변경되는 시험제도에서는 공인회계사의 IT 역량 강화를 위해 IT과목(3학점) 사전 이수, 2차 시험 회계감사 과목에서 IT분야 출제비중이 현행 5%에서 15%로 증가한다.

◆회계사, IT 전문성 갖춰야 = 금융당국이 공인회계사의 IT 전문성을 높이려는 것은 회계감사 시장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외부감사 현장에서는 디지털 감사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 감사는 외부감사인(회계법인)이 전자메일을 통해 정보와 자료를 받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플랫폼을 통해 감사대상 회사시스템에서 직접 자료를 추출하고, 알고리즘을 활용해 리스크가 큰 항목을 추줄해 감사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표본감사에 그쳤던 이전과 달리 대용량 데이터에 대한 전수검사도 실시할 수 있다. 수작업을 통해 진행하던 단순반복업무를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 플랫폼’을 이용, 업무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 이 같은 디지털 감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IT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금감원은 “회계감사 중 IT출제분야의 경우에는 도입 초기 2년간(2025년, 2026년)은 데이터 분석 분야를 포함해 전체의 15~25% 수준으로 IT문제를 출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데이터 분석 분야는 회계정보시스템 및 데이터베이스(DB) 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회계감사 중 필요한 데이터 분석 능력을 평가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금감원은 새롭게 출제되는 과목 또는 분야에 대한 수험생의 적응력 제고를 위해 모의문제 및 데이터베이스 관련 용어를 제시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DB 기본용어인 ‘테이블’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본 단위로 각 테이블은 행과 열로 구성 …’으로 설명한다.

금감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총 4차례에 걸쳐 IT연관성이 높은 2454개 과목을 IT 학점인정과목으로 선정했다. 수강한 과목이 IT학점인정과목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는 과목인정신청을 통해 추가로 IT 학점인정과목으로 심의를 받아야 한다.

◆경영·경제 배점 줄고, 상법 →기업법으로 = 현행 회계사 1차 시험은 경영학, 경제원론, 상법, 세법개론, 회계학 등 5과목으로 배점은 각 100점이고, 회계학만 150점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경영학·경제원론의 총 배점이 각 80점으로 줄어든다. 문항수도 20%씩 감소한다.

상법은 기업법(상법+공인회계사법+외부감사법)으로 변경돼 어음·수표법이 제외된다.

대신 공인회계사법과 외부감사법이 새롭게 포함됐다. 금감원은 “외감법과 공인회계사법이 처음 출제되므로 수험부담을 고려해 내년은 가급적 해당 법령 중심으로 출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수험생이 참고할 수 있도록 모의문제도 금감원 공인회계사시험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2차 시험과목 중에서는 재무회계가 중급회계와 고급회계로 분리되고, 세법은 당초 계산문제 100%에서 약술형 10% 출제로 바뀐다.

수험생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시험 과목별로 출제범위를 사전에 안내하는 ‘출제범위 사전예고제’도 시행된다. 매년 하반기마다 개정 필요성을 검토해, 개정이 필요한 경우 다음해 4월말까지 변경 공고(차년도 시험에 반영)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수험생들의 불편이나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공인회계사 시험 홈페이지를 업데이트하고 찾아가는 설명회 등을 통해 안내를 강화하는 등 홍보·교육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7월과 9월 서울 및 4개 광역시(대전 부산 대구 광주)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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