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앞두고 의장·5당 대표 '방미 관심'

2019-01-15 11:36:34 게재

2월 중순 워싱턴-뉴욕-LA 방문

"민주당 부정적 여론 잠재우기"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2월 중순께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5당 당대표가 동시에 미국을 방문, 지원포를 쏠 예정이다.

15일 국회의장실 핵심 관계자는 "의장과 당대표들의 방미와 관련해서는 현재 2월 중순을 목표로 준비중에 있으며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 등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의장 주최 초월회 오찬 | 문희상 국회의장과 각당 대표들이 7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최 초월회 오찬 행사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바른미래당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계획대로 진행되면 2월 임시국회는 설 연휴 이후 우선 상임위부터 열고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방미단이 돌아온 다음에 이뤄질 전망이다. 일주일간 워싱턴, 뉴욕, LA를 방문해 민주당, 공화당 주요 의원과 트럼프 행정부 외교 관련 당국자, 한반도 안보관련 싱크탱크 전문가 등과 면담을 갖겠다는 게 일정의 골자다. 동포와의 모임, 특파원 간담회 등도 계획돼 있다.

지난 1월 7일 국회의장과 5당 대표는 정례 오찬회동인 초월회에서 "2월 중 미국 의회를 방문해 한미동맹 공고화 및 한반도 평화정착 여건 조성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다만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2월 27일 한국당 전당대회 일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밝혔다.

이달 14일 원내대표 정례 회동에서도 "한미동맹 강화 및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초당적 방미외교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 하고, 국회의장과 5당 대표 동반 방미 일정을 적극 뒷받침하기로 했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문 의장이 5당 당대표와 함께 미국에 방문하기로 한 데는 중간선거 결과 드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속된 공화당이 아닌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해 미 행정부 뿐 아니라 의회에 대한 외교활동이 필요하다고 문 의장의 판단이 주효했다. 셧다운(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폐쇄) 등에 따른 여론악화를 등에 업고 트럼프 미 대통령에 반기를 들고 있는 민주당이 북미정상회담이나 우리나라의 대북정책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고 비핵화 진전 없는 남북교류에 비판적인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도 높은 설득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 하원의장, 하원 원내대표를 지냈고 올해부터 연방하원 수장을 맡고 있는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힘겨루기에 한창이다. 민주당의 유력한 정치인 펠로시 의장을 국회의장과 당 대표들이 직접 만나 국민의 대표기구인 국회의 한목소리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변수는 2가지다. 가장 큰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장벽설치 예산배정에 민주당이 맞서면서 '셧다운'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와 민주당의 거리가 더욱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의 트럼프에 대한 공격 강도가 강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평화프로세스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도 더욱 강경노선을 탈 가능성도 잇다.

두 번째는 2차 북미회담이다. 2월에 베트남에서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문 의장 방미단 일정과 겹치게 되면 방미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5당 원내대표들는 지난해 7월 미국을 방문해 공화당, 민주당 의원뿐만 아니라 정부 관계자를 만나 통상, 외교 분야에 대한 우리나라 의회의 공통된 목소리를 전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통상마찰 최소화에 협력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한편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국회 한미동맹 강화 사절단 단장으로 미국을 방문, 14일(현지시간) 엘리엇 엥겔 미 하원 외교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남북관계와 북미대화 관련 간담회를 한시간 동안 가졌다"고 밝혔다.

엥겔 위원장은 "과거 수차례 약속을 어긴 북한의 신뢰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에 대해서도 의심할 부분이 있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한국과 미국의 동맹관계가 동아시아 평화에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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