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75%로 5개월째 동결

2019-04-18 12:20:30 게재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국내 경기 불투명 등 반영 … 경제성장 전망치도 발표

한은, 금융통화위 개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와 같은 1.75%로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0.25%p 인상한 이후 5개월째다. 한국은행은 18일 서울 중구에 있는 한은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동결에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나라의 통화정책이 완화기조로 확연히 돌아서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야기 나누는 이주열 한은 총재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기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정하종 기자


여기에 국내외 경제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수출실적이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당장 조정하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정책금리 인상이 없을 것임을 시사하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오던 긴축기조가 바뀌는 흐름이다.

국내 경기상황도 쉽지 않다. 지난 2월까지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1개월 연속 하락했다. 미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9개월 연속 내리막길이다. 그동안 한국경제를 떠받쳐 온 수출은 4월 들어 반등 조짐도 있지만 올해 들어 계속 실적이 줄어들고 있다.

금융불균형 문제도 정부의 9.13 대책 등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연히 둔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이 2017년 이후 두 차례 금리인상의 근거로 내세웠던 '금융불균형' 문제도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다. 물가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농축수산물 및 석유류 가격 하락세와 개인 서비스 상승세 둔화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0.4%p 상승하는 데 그쳤다.

결과적으로 이날 금통위 결정은 시장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결정이라는 평가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3∼8일 104개 기관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동결'할 것이라고 한 응답이 97%였다.

다만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기준금리 인하론'은 시기상조라는 평가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이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금리인하론에 선을 그었다.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의사록을 살펴보면, 연내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우세하지만 추가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 놓은 것은 아니어서 한국만 섣불리 금리인하에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한은은 이날 금통위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발표했다. 한은은 지난 1월 금통위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2.7%에서 0.1%p 낮춘 2.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이에 앞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관련 지난해 1월(2.9%)과 7월(2.8%), 10월(2.7%) 등 세차례나 하향 조정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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