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선가도 탄탄대로일까

2019-04-26 11:31:02 게재

제임스 리카즈 "경제침체 회피가능성 곧 트럼프 재선 확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쓰러뜨리려는 시도는 일단 실패했다. 반 트럼프 진영이 오매불망 기다리던 뮬러 특검 수사보고서는 '용두사미'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공모 관계를 밝히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4년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칠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워싱턴 '딥스테이트'(기득권)와 주류 언론들로 구성된 반 트럼프 진영은 2020년 대선으로 눈길을 돌렸다. 트럼프의 재선 전망을 약화시키려는 목적에서다.


'화폐전쟁'의 저자 제임스 리카즈는 최근 금융블로그 '데일리 레커닝' 기고에서 "2020년 대선까지 남은 18개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마주한 가장 큰 도전과제는 경제침체를 피할 수 있느냐 여부"라며 "만약 피할 수 있다면, 트럼프 재선가도는 탄탄대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경제침체가 온다면 민주당 소속 후보가 워싱턴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미국 경제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트럼프 당선 전날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1만8529였지만, 지금은 약 2만6680으로 29개월 만에 45% 상승했다.

실업률은 거의 50년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흑인과 히스패닉 실업률은 역사상 최저치다. 오바마 대통령 시절 지속 하락하던 노동참가율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안정됐다. 저소득층에 발행하는 식량스탬프 사용량도 줄고 있다. 집값은 올라 자산효과를 내지만, 인플레이션은 통제되고 있다. 2018년 경제성장률은 지난 10년 흐름보다 좋았다. 실질 임금은 10여년 래 가장 많이 올랐다.

물론 역사적 기준에서 보면 경제 호황은 아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시기를 한정하면 최고의 실적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 경제 지표는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독일 등주요 교역국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심지어 중국의 경제성장도 급격히 둔화하는 모습이다. 오히려 미국이 세계 경제의 믿음직한 엔진으로 기능하고 있다.

그럼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미국의 제조업 산출은 전월대비는 물론 전년대비로도 감소하고 있다. 설비가동률도 최근 약간의 감소를 보였다. 신규주문과 출하에 대한 지수도 감소세다. 수입과 무역적자는 급격히 올랐다. 국채 수익률 곡선은 2~5년만기 부문에서 약간 역전됐다.

물론 이런 지수 어느것도 극심한 수준의 감소를 나타내지는 않는다. 긍정적 결과를 보이는 다른 지표도 많다. 어느 지표도 단기간 경제침체가 올 것임을 가리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지점이 여럿 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는 현재도 자산축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올해 하반기 이를 중단하겠다고 밝히기는 했다. 보통 통화정책은 12~18개월 시차를 두고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경제성장이 둔화하는 이유는 2018년 12월 기준금리 인상 때문이 아니라 2017년 12월, 2018년 3월 기준금리 인상 때문이다. 그 이후의 금리 인상은 아직 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즉 향후 경제성장이 더 둔화된다는 의미다. 그래프를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미국 GDP는 2018년 2분기 4.2%로 크게 올랐다. 2017년 말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안에 따른 결과다. 하지만 2009년 6월 경제침체 공식 종료 이후 평균 연간 성장률인 2.24%를 향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 역시 여러 분기 동안 4% 이상 성장세를 달성했다. 하지만 갑작스레 2% 또는 그 이하로 떨어져 결국 평균 연간 성장률로 회귀한 바 있다.

2018년 3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3.4%로 떨어졌고, 4분기엔 2.6%로 더 떨어졌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2.8%다. 즉 트럼프발 성장세가 끝났다고 볼 수 있다. 2009년 이후 평균 성장률인 2.24%를 향해 가고 있다. 이는 1980년 이후 장기 트렌드인 3.23%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물론 통화긴축이나 수익률 역전, 경제성장 둔화세 등이 경제침체를 예고하는 확실한 지표는 아니다. 하지만 절대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준은 다음 경제침체를 대비해야 하는 임무(통화긴축)와 경제침체를 촉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임무(통화긴축 중단)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현재까지 연준의 기교는 효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균형은 쉽사리 깨질 수 있다. 그러면 경제침체가 올 수 있다. 연준이 통제할 수 없는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등의 요인도 있다. 이 또한 경제침체를 부를 수 있는 요인이다.

리카즈는 "향후 18개월 간 경제침체가 오느냐의 문제는 결국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재선하느냐의 문제와 직결된다"며 "트럼프가 재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향후 18개월 동안 미국이 경제침체로 들어갈 가능성을 뒤바꾸면 된다. 만약 경제침체 가능성이 40%라면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할 가능성도 40%"라고 말했다.

그는 "미 경제가 향후 18개월 이내 침체로 빠진다면, 유권자들은 기존과 다른 새로운 경제적 해법을 찾으려 할 것"이라며 민주당 내에서 벌어지는 '사회주의로의 방향전환' 논쟁이 더욱 가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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