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올리브영 '언제 이렇게 컸지?'

2019-09-06 10:18:00 게재

상반기 영업익 151% 급증

제당 등 계열사 부진 보완

온라인강세 내년 4조 매출

올해로 20살 청년이 된 올리브영 경영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CJ그룹 막내 계열사지만 성장동력 '센터'로 평가받을 만큼 존재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맏형격인 제일제당을 비롯 계열사 대부분이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 거릴 때 홀로 100%가 넘는 이익 성장률을 기록했을 정도다.
올리브영 서울 명동매장 전경. 사진 올리브영 제공


유통업계 최대 고민이자 지향점인 온라인 채널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CJ그룹 미래성장까지 주도할 판이다.

6일 유통가와 증권가에 따르면 그동안 베일에 싸였던 올리브영 실적이 지배구조 개편(올리브네트웍스와 분리)을 계기로 공표되면서, 증권가에선 H&B(헬스앤뷰티) 올리브영을 재평가 하기 시작했다.

당장, 올 2분기 처음으로 공개된 올리브영 단독 실적부터 주목하고 있다.

금감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리브영 상반기 매출은 94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8% 늘었다.

영업이익은 47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1% 급증했다. 이마트가 사상처음으로 적자를 냈을 정도로 내수부진이 심각한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깜놀'할 만한 성적이다.

반면 CJ제일제당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0% 이상 준 3543억원이었다. 금액으론 400억원 이상 줄었다. 2분기만 따져도 1752억원으로 5% 감소했다. CJ제일제당은 식품 바이오 운송 등 웬만한 유통사업을 다 거느리고 있다. 올리브영 실적이 그룹내 군계일학인 이유다.

올리브영이 여성 청소년을 상대로 중저가 화장품을 주로 팔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빛나는 실적인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한 보고서에서 "CJ제일제당 부진으로 최근 CJ그룹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면서도 "그러나 비장상 자회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올리브영, 네트웍스) 등이 괄목한 만한 실적을 올리고 있어 주가반등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점포의 성장성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온라인의 급성장이 올리브영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았다.

올리브영 상반기 온라인매출은 92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3%나 늘었다. 전체 매출 중 온라인매출 비중은 7%에서 9.8%로 1년새 3%p가까이 늘었다. 온라인매출이 늘면서 고정비를 줄일 수 있었고 그만큼 이익이 늘어난 셈이다.

올리브영은 5년 안에 온라인매출 비중을 20%까지 높일 계획이다. 온라인쇼핑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한편 올리브영은 1999년 한국형 드럭스토어를 표방하며 탄생했다. 국내에 H&B스토어 개념을 처음 전파했다. 2017년 기준 1000여개의 점포로 국내 H&B스토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6년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2020년 매출 목표는 4조원이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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