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가 폭등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가 예상과 달리 4월 산유량을 거의 동결한 영향 때문이다.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55달러(4.2%) 폭등한 63.8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2019년 4월 이후 약 2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OPEC+는 이날 열린 장관 회의에서 4월 산유량을 거의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에만 각각 하루 13만배럴과 2만배럴 증산을 허용했다.

나머지 산유국은 3월과 같은 산유량을 유지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당초 3월까지로 약속했던 하루 10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4월에도 이어가기로 했다. 사우디 석유장관은 100만배럴 자발적 감산을 “점진적으로 줄일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급격하게 산유량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란 의중을 내비쳤다.

이는 산유국이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봤던 시장의 일반적인 전망과 크게 다른 결과다. 시장에서는 OPEC+가 4월부터 산유량을 하루 평균 50만배럴 늘리고, 사우디도 자발적 감산을 철회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산유국이 예상외로 산유량 동결 카드를 내놓으면서 WTI와 브렌트유 등 주요 국제유가는 장중 한때 전장 대비 5%가량 폭등하기도 했다.

미 국채금리의 상승에 따른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은 유가의 더 큰 오름세를 제어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리 상승에 맞선 정책적 대응 가능성을 내놓지 않으면서 미 국채 10년 물 금리가 1.5% 중반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도 큰 폭 내리는 등 금융시장 전반이 불안정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