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미국여성 술 소비 늘렸다

2021-05-11 11:05:27 게재

코트라 뉴욕무역관 보고서

집안일·육아증가 스트레스

과일소주·막걸리 인기메뉴

코로나19 이후 미국에서 여성의 술 소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들이 집에 머물면서 집안일과 양육부담이 늘어나자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술을 찾는 현상이다.

코트라(KOTRA) 뉴욕무역관은 10일 '뉴욕타임스 매거진'을 인용, 여성들의 음주가 코로나19 이후 60% 늘었다고 밝혔다. 2시간 동안 4잔 이상 마신다는 여성 비율도 23%로, 과음하는 경향도 많았다.

미국에서는 육아하며 스트레스 받는 엄마들이 와인을 마시며 고충을 달랜다는 비유로 '마미주스(Mommy juice, 엄마주스)'라는 단어도 생겼다.

엄마들의 음주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이후 학교가 문을 닫고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며 스트레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의 심리학자인 린제이 로드리게스는 "홈스쿨링,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삶에 대한 심한 압박이 코로나19 이후 여성들의 음주 소비량을 증가시켰다"고 말했다.

포브스는 여성의 술 소비가 증가하며 와인과 과일 향이 첨가된 술을 찾는 소비자도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감귤류와 열대과일 풍미가 첨가된 술이 인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무역관 관계자는 "한국제품인 과일소주와 막걸리도 뉴욕 레스토랑에서 여성들의 인기 메뉴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만드는 소주도 최근 미국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토끼소주로 불리는 이 술은 미국인 브랜든 힐이 직접 한국에서 누룩 발효와 양조를 배운 뒤 뉴욕으로 와 미국 최초의 소주 브랜드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토끼소주는 소주의 트레이드 마크인 초록색 병에 담겨 있는 것과 달리 토끼그림이 그려진 세련된 디자인의 투명한 병에 담겨있다.

뉴욕무역관 관계자는 "미국인들 사이에서 소주는 알코올 향이 강하고 초록색 병에 담겨 있는 술로 인식된 경우가 많다"며 "토끼소주와 같이 전통 한국 방식으로 술을 제조하되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디자인으로 제작해 판매한다면 더 많은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더라도 적당한 음주로 삶의 긴장을 푸는 소비자들이 많아 주류 산업의 전망은 밝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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