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미·중 실물경제 둔화 … 빅테크 플랫폼 규제 우려

2021-09-13 11:03:18 게재

추석 연휴·9월 FOMC 앞두고 거래부진 예상

"적극적 투자보다 방어적 관점에서 시장 주목"

이번 주에는 미국과 중국의 8월 실물경제지표가 일제히 발표된다.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선다.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9월 FOMC 경계심리, 추세적 인플레이션 급등 불안 등 주요국 증시를 둘러싼 악재성 재료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금융당국이 빅테크 플랫폼 업체들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이며 대형 인터넷 플랫폼종목의 주가흐름이 주목된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지표를 통해 글로벌 경기 전망을 확인하는 한편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정부 규제 강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적극적인 투자보다 방어 관점에서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코스피가 하락세로 출발한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 지수,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미국 소비심리 악화 =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0~22일 추석 장기 연휴와 21~22일(미국 현지시간)에 열리는 9월 FOMC를 앞둔 관망심리가 심화되면서 주 중반 이후 거래 부진 현상이 출현함에 따라 수급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경우 8월 전 산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발표되는데, 8월 취업자 수 증가세 부진과 함께 소비 둔화가 동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시간으로 14일 오후 9시 반에 발표되는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대체로 전월대비 감소한 수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에서 여전히 높은 물가가 확인된 가운데 인플레에 대한 우려는 증시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15일과 16일에는 각각 미국의 8월 산업생산, 소매판매지수가 발표된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미국 소비자 경기회복 기대는 델타 변이 확산, 마스크 착용 의무화 확대, 학교 등교 수업 지연 등으로 크게 떨어졌다"며 "또 에너지 가격 상승 등에 따른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소비심리는 더욱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8월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고 최근 발표된 고빈도 지표들도 소비활동 감소를 시사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이코노미스트 미셸 마이어는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 높았던 소비증가 기대가 도전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하반기 소비지출 전망을 하향조정했고 모건 스탠리도 인플레이션 등을 이유로 3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이전보다 낮춰 제시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8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9%를 기록하며 2개월째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며 "8월 미국 취업자수 증가폭이 예상을 크게 하회한 데 이어 소매판매 감소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날 경우 미국 소비경기에 대한 우려가 증폭될 수 있고,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실물경제 추가 둔화 예상 = 15일에는 중국의 8월 소매 판매와 산업생산 지표가 발표된다.중국의 8월 실물경제지표는 둔화폭이 커졌던 7월에 이어 추가 둔화가 예상되고 있다.

7월 한 자릿수(+8.5%)로 둔화된 소매판매 증가율은 8월 +7.0%에 그칠 전망이다. 도시고정자산투자 증가율(YTD yoy)도 +9.1%에 그치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둔화가 예상된다. 8월 생산 증가율은 1년간 가장 낮은 +5.8% (yoy)에 그칠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이럴 경우 GDP 성장률은 +5%대로 낮아지며 중속 성장 목표에 턱걸이하는 수준으로 둔화되게 된다"며 "중국 경제성장 감속은 펀더멘털 환경 약화 위험을 더욱 높인다"고 지적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FOMC 이후에 다시 시장에 접근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을 내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석을 한 주 앞두고 굳이 투자에 무리할 필요가 없다"며 "경기소비재 등 그동안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업종에 눈길이 갈 수 있으나 기대와 달리 반등 움직임은 크지 않을 수 있고, 주가를 견인할 동력도 약해진 상태, 연휴나 FOMC 등 큰 이벤트 전에 활발히 움직일 유인도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만일 주식투자에 나선다면 이익 모멘텀이 양호한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방어해야 한다"며 "12개월 선행 영업이익이 상향되고 있는 철강, 화학 등 소재와 배터리 관련 종목, 그리고 IT 하드웨어 등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3일 오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41p(0.27%) 하락한 3117.35에서 장을 시작한 후 장 초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또한 전일 보다 1.05p(0.10%) 떨어진 1036.86에서 출발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4원 오른 1170.5원에 개장한 후 오전 9시 20분 현재 전일보다3.9원 오른 117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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