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결선투표로 … 심상정 '대중성', 이정미 '조직력'

2021-10-07 11:03:56 게재

권리당원만 참여, 투표율 56%

전직 대표 맞대결, 12일 결정

심 "본선 경쟁력", 이 "변화"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가 20대 대선경선에서 과반득표에 실패했다. 절반 이상이 이정미 전 대표와 김윤기 전 부대표, 황순식 전 과천의회 의장을 선택했다. 결선투표에 가게 됐다. 구 인천연합이라는 당내 최대 조직을 갖고 있는 이 전 대표의 선전으로 읽힌다. 심 전 대표의 대중성이 힘을 쓰기 어려웠다. 일반국민 참여를 배제한 '당원만'의 경선이었기 때문이다.
손 맞잡고 포즈 취하는 심상정과 이정미 |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결과 발표 및 보고대회에서 대선 경선 결과 1, 2위를 차지한 심상정, 이정미 후보가 함께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의당은 경선 결과 과반 득표를 넘은 후보가 없어 오는 12일 심상정, 이정미 후보의 결선 투표로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국회사진기자단


7일 정의당에 따르면 전날 1차 대선 경선에서 전체 선거권자 2만1282명중 55.58%인 1만1828명이 투표했으며 심 전 대표가 46.42%인 5433표를 확보해 1등을 차지했다. 그 뒤로 이정미 전 대표가 37.90%인 4436표를 얻었다. 심 전 대표와 1000표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김 전 부대표와 황 전 시의회 의장은 각각 12.37%(1448표)와 3.30%(386표)를 확보했다.

정의당은 "1차 투표 결과 과반 득표자가 없기 때문에 당헌 65조에 3항에 따라 1위 심상정 후보와 2위 이정미 후보 간 2차 결선투표를 곧바로 진행하게 된다"고 했다. 결선투표는 7~12일까지 진행된다.

투표율은 4파전으로 붙었지만 간신히 과반을 넘기는데 그쳤다. 지난 2017년 19대 대선경선에서도 투표율은 50.41%였다. 당시엔 2파전으로 치러진데다 심 전 대표의 압승이 예상돼 투표율이 낮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정의당은 최근 4개월 이상 당비를 낸 권리당원들에게만 선거권을 줬다. 당비납부 기준에 미치지 못한 3만 명 정도의 일반당원도 투표에 참여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그들만의 경선'이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정의당 지도부에서 일반국민을 경선에 참여토록 개방하는 방안이 전국위원회에 제출됐으나 부결됐다. 주변 국민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게 어렵다는 현실론이 강한 탓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후보가 속한 계파간 이해에 따라 결정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결국 조직력 경쟁이 됐다. 구 인천연합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 전 대표의 선전도 조직력에서 나온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황 전 의장은 지난 토론회에서 "당원들에게 연락을 드려 보면 분위기가 올라오지 않는다. 실제 당원들에게서는 뜨거움이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분위기가 뜨고 있지 않은 이유는 당의 대선후보 경선 룰이 당원들만으로 제한해서 그런 게 아니냐"고 했다.

1차 경선 이후 심 전 대표는 "정의당의 치열한 경선을 열망했던 당원들의 마음이 반영된 경선"이라며 "1차에서는 우리 당원들의 뜨거운 경선의 열망이 실현된 만큼 2차에서는 본선에 가서 당당히 정의당의 승리를 이끌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했다. "반드시 이번 대선을 통해서 당을 재건하겠다는 마지막 소임을 달성하겠다"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당원들은 정의당에게 확실하게 변화를 명령해주셨다"며 "정의당 변화의 불꽃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결선 TV토론이 꼭 필요하다"며 "이 시대의 난제를 해결할 정답을 정의당만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드릴 자신이 있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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