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창간28주년 기획 | 촛불5년, 한국사회를 어떻게 바꿨나

"촛불 미완성은 문정부 능력·의지부족 때문"

2021-10-08 11:08:17 게재

"촛불 목적 이뤄지지 않았다" 응답 갈수록 증가

"보수세력 저항 때문" 해마다 줄고 '문정부 탓' 늘어

"박근혜 탄핵은 옳은 결정" 95% … 확신 여전해

2016년∼2017년 촛불집회 참가자 중에서는 촛불집회의 목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적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로는 문재인정부의 능력과 의지 부족이 많이 꼽혔다. 박근혜 탄핵을 이끌어냈던 2016년∼2017년 촛불집회의 미완성이 문재인정부 때문이라는 것이다.

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는 촛불집회에 직접 참석했던 참가자(2016년 11월 26일 광화문집회)를 대상으로 추적조사(2021년 9월 17일∼29일)를 실시했다. 이번 추적조사는 2017년과 2019년에 이은 세번째 조사다.


이번 참가자 추적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의견을 묻자, '옳은 결정이었다'는 답이 95.2%였다. 2019년 97.5%, 2017년 99.5%와 비슷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여전히 "탄핵은 정당했다"고 확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참가자들의 촛불집회 목적 달성에 대한 평가는 갈수록 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촛불집회 목적이 이뤄지지 않았다'(거의 이뤄지지 않았다+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답은 2017년 22.8%에서 2019년 38.5%, 2021년 45.1%로 상승세다. 참가자 절반 가까이가 '촛불집회는 미완성'이라고 본 것이다.

참가자들의 불만이 커진 건 미완성의 이유에서 짐작된다. '촛불집회 목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응답자에게 그 이유를 물어본 결과, 2021년에는 '문재인정부의 능력이 부족해서'(42.0%) '보수세력의 저항 때문에'(26.8%) '문재인정부의 의지가 약해서'(25.4%) '국민이 제대로 뒷받침하지 않아서'(5.9%) 순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보수세력의 저항 때문에'(50.6%) '문재인정부의 능력이 부족해서'(28.8%) '문재인정부의 의지가 약해서'(13.5%) '국민이 제대로 뒷받침하지 않아서'(7.1%) 순이었다. 2019년에는 촛불의 미완성 이유에 대해 '보수세력의 저항'을 가장 많이 꼽았지만 2년 뒤인 2021년에는 '문재인정부의 능력과 의지 부족'을 압도적으로 선택한 것이다.

촛불집회 참가자 중에서는 '촛불은 아직 미완성'이라는 평가가 늘고 있으며, 그 원인을 보수세력이 아니라 문재인정부에게서 찾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촛불집회) 3년차 조사 시행 시점은 2019년 9월말로 조 국 전 법무장관 사퇴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정점에 달하던 시점이었고 참가자들은 당시 상황을 '보수세력의 저항'을 중심으로 이해했지만 (문재인정부) 임기말에는 정부 평가를 온전히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촛불집회 참가자 추적조사 어떻게 이뤄졌나

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는 2016년 11월 26일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조사를 실시했고, 당일 2058명의 집회 참여자들에게 설문을 받았다. 후속조사를 위해 개인 연락처 제공에 동의하는 참여자에 한해 총 990명으로부터 연락처를 받았으며, 이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추적조사를 실시했다. 2017년 1년차 조사 응답자는 424명, 2019년 3년차 조사 응답자는 405명, 2021년 5년차 조사 응답자는 454명이었다.

2021년 5년차 추적조사 응답자 중 53.7%는 2017년과 2019년에도 응답한 집단인 반면 19.8%는 2017년과 2019년에는 응답하지 않은 집단으로 현장조사 이후 5년차 조사에 처음 응답한 참여자들이었다. 2017년과 2019년에는 응답하지 않았다가 2021년에 새로 응답한 90명의 참여자들이 이념, 세대, 성별, 참여회수 등에서 특별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했지만, 분석결과 5년차 조사 응답자들의 특성은 1년차·3년차와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고 전반적으로 연속적인 성격을 나타냈다.

성별 응답자 구성에서는 2017년에 여성이 약간 많았고 2019년과 2021년에 남성이 약간 많았으나 편차는 모두 5%p 이내였다. 참여 횟수를 보면 2021년 응답자는 2017년이나 2019년에 비해 '1회 참가자'가 늘어났고 5회 이상 참가자는 큰 변화가 없었다. '4회' 참가 응답자가 줄어든 것은 1번, 3번, 5번이 기억하기 쉬운 횟수인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1년, 3년, 5년차 응답자의 이념 구성을 보면, 2021년 진보층이 2019년 대비 4.6%p 줄어들고 보수층이 4.0%p 늘었으나 큰 차이를 나타내지는 않았다.

연령 구성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는데 1년, 3년, 5년차에 이를수록 20대 이하 연령층의 응답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5년여의 시간 경과에 따라 10대 중후반 연령층의 20대 진입 효과가 있고 정치상황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30∼40대 연령층 비중은 큰 차이가 없는 반면 50대와 6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증가세가 확인된다. 역시 시간 경과에 따라 40대의 50대 유입, 50대의 60대 유입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 기획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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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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