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화세포' 배양해 멸종위기 어류 복원

2022-06-21 11:27:11 게재

국립생물자원관 '미호종개' 등 대량증식 성공 … 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와 '기술공유'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서민환)은 20일 "2019년부터 시작한 연구를 통해 '미호종개'(멸종위기1급), '뱀장어'(세계자연보전연맹 멸종위기종) '산천어'(기후변화 생물지표종) 등 어류 3종에 대한 '미분화세포 배양 기술'을 확립했다"고 밝혔다.

'미분화세포'는 어류의 생식소에서 감수분열 과정을 거쳐 정자와 난자로 발달하는 세포로 새로운 개체를 만드는 능력이 있다.
미분화세포 배양으로 태어난 산천어 치어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이 기술을 이용하면 멸종위기 어류 증식복원사업을 한결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산란철에 멸종위기 어류 암수 개체를 포획한 다음 '인공수정' 방식으로 개체 증식을 해왔다.

연구진은 먼저 '산천어'를 대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국립생물자원관 야생생물유전자원은행에 동결보존한 산천어 미분화세포를 '계대배양'해 무한대로 증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계대배양은 새로운 배양접시에 옮겨 세포의 대를 이어 배양하는 기술이다.

배양된 산천어 미분화세포를 대리부모 산천어에 이식한 결과, 대리부모가 알과 정자를 생산했고 이를 수정시켜 정상적인 산천어 개체가 증식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산천어 연구로 확보된 기술을 '미호종개'와 '뱀장어'에 적용해 미분화세포 계대배양 기술을 확보했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이달 초 국제학술지 '생화학·생물리학 연구학회지'(BBRC)에 투고했고 특허출원도 앞두고 있다.

이번에 성공한 미분화세포 배양 기술은 야생 어류 개체군에 영향을 주지 않고 개체수 증식이 가능한 첫 연구 결과다.

노진학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활용부장은 20일 "어류 미분화세포 배양 기술을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와 공유해 멸종위기 어류 종 복원에 적용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국가 생물자원의 보전과 가치증진을 위해 지속가능한 이용 기반을 마련하는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조성장 보령민물생태관장은 "번식철에 멸종위기 어류를 채집하지 않고도 인공증식을 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라며 "인공수정 후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지만 자연에서 번식할 기회를 박탈한다는 윤리적 문제도 일부 제기됐다"고 말했다.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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