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수서고속철 운영사), 코레일과 결별 선언

2023-01-06 10:54:02 게재

정비·예약·승무 위탁 재검토

철도노조 "민영화 추진 꼼수"

수서고속철(SRT) 운영사 SR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결별을 선언했다.

이종국 SR 대표는 5일 통복터널 단전사고로 이틀간 운행에 차질이 발생하자 코레일측의 관리가 부실한 것이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고 수습을 계기로 독자적인 길을 개척하는 긴 여정을 시작하겠다"며 "철도공사와 체결한 차량 정비, 역사 사용에 대한 위탁계약 등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코레일에 모든 것을 위탁하고 있는 SR이 차량 정비는 민간제작사에 위탁하고 시설유지보수와 역 운영, 승무서비스 등을 직접 운영하거나 별도의 민간업체와 계약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코레일과 통합 논의가 물밑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이뤄진 SR의 '독립선언'으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철도노조는 "최소한의 안전시설을 예방하고 정비할 능력이 없는 SR이 알짜노선만 운영하다 사고가 일어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해 코레일 핑계를 대고 있다"며 "사고를 핑계로 한 선언일 뿐 사실상 철도를 민영화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SR이 위탁 시스템을 독자 운영으로 개선하기 위해 코레일측에 KTX를 추가 임대해 줄 것을 요구한 것도 향후 독립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SR은 코레일이 지분 41%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사학연금 31.5%, 기업은행 15%, 산업은행 12.5%의 지분구조로 정부가 사실상 SR의 모든 결정권을 쥐고 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코레일과 SR의 통합운영에 관한 어떤 입장도 밝히고 있지 않아 갈등만 더 커지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이번 SR사고에 대한 원인도 아직 결론내지 못했다.

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는 "차량 정비를 민간에 맡기겠다는 것은 국토부가 추진하는 정비시장 개방 일환으로 보인다"며 "국토부는 SR 뒤에 숨지 말고 차라리 철도 민영화 추진계획을 발표하라"고 주장했다.

김성배 한남진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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