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은행파산 리스크 여진 … 연준 금리인상 주목

2023-03-20 11:37:46 게재

3월 FOMC 금리 인상폭·파월 의장 발언에 촉각

매파적 태도 완화해도 금리인상 기조 지속 전망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스위스의 대형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 등 금융 리스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결정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와 금융안정에서 연준이 어떤 선택을 할지를 놓고 금리 결정에 대한 관심이 보다 높아졌다. 시장전문가들은 연준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태도가 완화할 가능성은 있지만 금리인상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0.25%p 금리인상 확률 80% =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연준은 현지 시간으로 오는 21일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은행 리스크에 직면한 미국과 스위스 정부들의 대응조치가 과거에 비해 확연히 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은행 리스크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중 '부실이 어디서 얼마나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완전히 해소하기 어려운 측면도 존재한다. 이런 가운데 금융시장은 FOMC 회의 결과문과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인상 경로 및 최종금리 수준 △물가 및 경제 평가 △은행권 불안에 대한 평가 △QT(양적긴축) 등에 대한 언급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 결정 이외에도 SVB발 은행 위기에 대한 연준의 시각도 이번 FOMC에서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현재까지는 물가 안정에 주력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금융안정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있는지에 따라, 향후 긴축 경로를 놓고 시장의 전망이 수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월 의장의 관련 코멘트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스위스 정부의 시장안정 조치, ECB 금리인상 등을 감안하면 금리는 0.25%p 인상 전망이 우세하다. 17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패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0.25%p 금리인상 확률은 80%에 달했다. 현재 미국 금융 불안이 잔존하나 물가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며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지속되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대비 둔화세는 보였지만 근원물가는 전월대비 상승했고, 주거비 중심으로 서비스물가 상승압력은 여전하다"며 "임대료가 물가에 미치는 상승 압력이 적어도 4월까지는 높을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연준의 긴축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지난 16일 있었던 유럽중앙은행(ECB)과 유사한 정책기조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ECB는 금융 시스템 우려에도 불구하고 3번 연속 빅스텝을 강행하며 금융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대응을 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한 노력과 물가 안정을 위한 정책 경로는 별개로 하겠다는 의미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은행권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훨씬 강한 상태"라며 CS 위기설 등에 대해서 시장의 불안심리를 진정시키고자 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 또한 "3월 FOMC에서는 기존 견해대로 0.25%p 인상이 적절하다"며 "오히려 질서 없는 동결이나 섣부른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었을 경우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중앙은행 통화정책도 주목 = 23일(현지시간)에는 영국 중앙은행(BOE)이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다. 작년 12월과 올해 2월 정책금리 인상폭을 0.50%p로 축소한 가운데(현 4.00%) 이번에는 0.25%p 내지 동결 의견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같은 날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하는 스위스중앙은행은 작년 12월 정책금리를 0.50%p 인상한 후(현1.00%) CS 사태 여파로 어떤 금리결정을 할지 관심이다. 24일에는 유로존 3월 S&P 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발표된다. 지난 2월 제조업은 47.5로 소폭 하락했고, 서비스업은 52.7로 상승해 종합 PMI도 52.0으로 동반 상승한 바 있어 이번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라가르드 ECB 총재는 20일 유럽의회 경제위원회, 21일 국제결제은행(BIS) 행사에서 연설이 예정되어있다. 지난주 ECB 통화정책결정에 대한 상세한 논의와 성장·물가에 대한 언급에 관심이 모아진다.

옐렌 미국 재무장관은 22일 상원 소위원회 청문회, 23일 하원 세출 소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다. 내년 회계연도 예산에 대한 상세 내용과 함께 최근 은행권 불안에 대한 발언에 시장은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증시 약보합세 출발 후 소폭 상승 =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소폭 하락한 2390대에서 출발한 후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전일대비 3.82포인트(0.16%) 내린 2391.87에 개장한 후 오전 9시 19분 현재 전거래일보다 1.92포인트(0.08%) 오른 2397.61에서 거래 중이다. 전일대비 4.35포인트(0.55%) 떨어진 793.04에 장을 출발한 코스닥지수 또한 같은 시각 전일보다 0.51포인트(0.06%) 오른 797.90으로 상승 전환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 8분 현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0.2원 하락한 1302.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은행권 위기 관련 우려가 다소 진정되면서 하락 출발했다.

미국, 유럽, 일본, 영국, 캐나다, 스위스의 6개 중앙은행은 미국 달러 자금을 제공하는 스와프 라인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7일 만기로 운영되는 빈도를 1일로 바꾸기로 했다. 스위스 최대 금융회사 UBS가 위기설에 휩싸인 CS를 약 32억3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것도 투자 심리를 개선했다. 각국 중앙은행·금융당국이 금융 여건 경색 우려 진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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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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