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조류경보 잠실대교까지 확산되나

2015-07-06 10:18:14 게재

서울시 "조류경보 확대 가능성 높다"

하류 조류경보 4일째, 검사이래 처음

한강의 녹조가 더욱 심각해 질 전망이다. 강수량이 적어 팔당댐 방류량이 감소한 데다 기온이 올라가 수온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게다가 한강 하류의 오염물질 농도가 심각해 녹조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성산대교에서 동작대교(3~4구간)까지 발령된 조류경보가 2구간인 잠실대교(조류주의보)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 한강에 조류 경보가 확대 발령된 가운데 5일 성산대교 인근 한강이 초록빛을 띠고 있다. 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2일 검사결과 한강 하류 모든 지점에서 조류농도가 일제히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며 "지난 주말 비가 오지 않은데다 기온이 더 올라간 상황으로 보면 조류주의보가 발령된 잠실대교~동작대교 구간도 녹조현상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오늘(6일) 오후 2시에 수질 검사하면 내일 오후 1시쯤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통상 조류경보는 남조류세포수가 1㎖당 5000개 이상, 클로로필-a가 1㎖당 25㎎을 초과하면 발령된다.

서울시는 지난 3일 행주대교에서 양화대교까지 발령했던 조류경보를 동작대교까지 확대했다. 또 동작대교부터 한남대교과 성수대교 등을 포함하는 상류지역에도 조류주의보를 발령했다. 마포대교와 한강대교 지점에서 클로로필-a가 46.7∼52.1mg/㎥, 남조류세포수는 1㎖당 5972∼1만163개 검출됐다.

2000년부터 지금까지 한강 서울구간에는 총 8회 조류주의보가 발령됐으며, 지속일수는 평균 17일이다. 하지만 조류경보가 발령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게다가 한강 상류보다 하류에서 먼저 조류경보 기준을 초과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녹조는 높은 수온과 가뭄, 오염원 유입 등으로 짧은 시간에 급속하게 개체수를 늘린다. 기온이 계속 올라 한강의 수온이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올해 6월 팔당댐 방류량이 지난해 6월에 비해 56% 수준으로 급감해 물의 흐름이 정체된 상태다. 팔당댐이 가동된 해부터 2010년까지 예년의 방류량이 초당 524톤이었으나, 지난해 190톤으로 줄었다. 올해 6월 평균 방류량은 106톤에 불과했다.

생활용수도 문제다. 흔히 영양염류로 분류되는 질소와 인은 녹조 등 식물플랑크톤의 개체수 증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생활용수로 사용된 뒤 정화처리돼 한강으로 방류되는 물 속에 많이 포함돼 있다. 방화대교 남단에 있는 서남물재생센터(하수처리장)와 마곡철교 북단에 있는 난지물재생센터에서 정화처리된 생활용수는 조류경보가 발령된 가운데서도 한강으로 계속 배출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신행주대교 인근 김포대교 아래에 설치된 신곡수중보가 물을 가두는 역할을 해 물 순환이 그만큼 늦어지면서 녹조가 빠르게 증식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김학진 서울시 물순환기획관은 "한강 녹조의 가장 큰 원인은 예년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 강우량"이라면서도 "신곡수중보가 물 흐름을 막아 일정정도 (녹조증식에) 영향을 미친 것은 맞다"고 말했다.

또 인체에 유입되면 신경과 간에 악영향을 미치는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는 것도 문제다. 마포대교 하류에서는 독성물질의 일종인 마이크로시스틴-LR이 1㎖당 0.6∼2.0ug 검출됐다. 신행주대교 근처에서는 1.4ug로 측정됐다. 마이크로시스틴 허용 기준은 1㎖당 1㎍ 이하다.

시 관계자는 "마이크로시스틴 독성 농도는 기준을 약간 넘은 수준으로 아직 미미하다고 생각된다"며 "조류독소는 정수처리를 거치며 완전히 제거되기 때문에 먹는 물의 안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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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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