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한국 화룡점정, 농식품 | ② 자동차·IT보다 큰 식품시장

'최대 규모' 중국과 '빠른 성장' 아세안에서 약진

2017-01-26 09:57:02 게재

일본농식품보다 경쟁력 있어 … 미국시장 지난해 14% 성장

의·식·주를 기본으로 한 인류에게 농식품은 생존기반이다. 세계 식품시장 규모(2015년 기준)는 6조1000억달러로 자동차(1조3000억달러), 정보기술(IT. 1조6000억달러)보다 각각 4.9배, 3.8배 더 크다. 산업의 기초인 철강(8000억달러)보다는 7.3배 크다. 전통적으로 국경 안에서 거래되던 농식품은 1995년 우루과이라운드(UR) 타결과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이후 세계 무역의 주요 관심사로 자리 잡았다.

한국은 세계 식품시장 규모 1~3위인 미국 중국 일본을 주력 수출시장으로 하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세안(ASEAN)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한국 농식품 수출시장 1~3위는 일본(17.9%), 아세안(17.7%), 중국(17.0%)이다. 미국은 11.1%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2016 베이징식품박람회'에서도 한국 농식품은 인기였다. 중국인들은 한국관에 줄을 서 한국식품을 즐겼다. 사진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올해 중국식품시장이 미국 제치고 세계 1위 = 지난해 8월 중국 내륙도시 청두(成都)에서 열린 한국식품박람회에 참석한 청두짜메이타이무역공사 황린(43) 대표는 한국의 식품기업 '제이온'이 선보인 유아식 과자 400상자를 주문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황 대표는 중국서부지역 3대 빅 바이어 중 한 명이다. 청두인터콘티넨탈 안에 있는 롯데백화점 한국식품의 70~80%를 공급하고 있다.

청두는 중국 중서부 최대 소비시장이자, 서부 경제의 중심지다. 중국의 서부 대개발 정책 최대 수혜도시로 꼽힌다. 이곳의 식품시장 규모는 7억위안(1195억원) 수준으로 아직 크지 않지만 매년 약 30%씩 성장하고 있다. 1선 도시인 상하이에 비하면 1인당 생산액은 45~60%, 식품소비액은 51~65% 수준이다. 향후 소득증가와 잠재구매력이 크다. 청두에는 알리바바 등 중국 대기업 뿐만 아니라 세계 500대 기업 중 299개가 진출해 있다.

농식품부는 중국 내륙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청두에서 한국식품박람회를 열었다. 박람회에는 28개 수출업체와 현지 바이어 50개사가 참여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시장조사 전문기관 카나디언(Canadean)에 따르면 중국의 식품시장은 1조857억달러(2015년) 규모로 세계 시장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2012년 8880억달러 대비 22% 증가했다. 카나디언은 올해 중국 시장규모가 1조2820억원으로 증가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영국 등 전통적 자유무역국가들이 보호주의로 돌아선 가운데 중국이 자유무역의 기수로 떠오르는 분위기도 이런 추세를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막을 내린 다보스포럼에서도 시진핑 중국 주석이 자유무역을 강조했다. 실제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중국의 농식품 수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농식품 수입액은 2002년 103억2000만달러에서 2015년 1159억2000만달러로 급증했다. 주 수입국은 미국(246억달러)으로 전체 수입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브라질(198억달러), 오스트리아(80억달러)가 그 뒤를 잇고 있다. 한국산 비중은 0.6%(2015년)에 불과하다. 한국 입장에서는 지정학적 위치를 살려 수출을 늘릴 가능성이 큰 시장이다.

칭따오의 식품바이어 왕젠은 청두박람회에서 "일본농식품과 비교하면 한국 제품이 가격 경쟁력이 있고 한류드라마 영향력으로 이미지도 좋다"며 "비공식적이지만 난징 등 중국 일부 성에서는 일본제품을 수입·판매 할 수 없으니 한국이 더 경쟁력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국의 시장변화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중국의 전자상거래시장 규모는 2013년 346조원에서 2015년 724조원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aT는 2015년 5월 중국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 티몰에 한국관을 개설하며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에 뛰어들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알리바아에 입점한 한국 농식품 브랜드 수는 2015년 162개에서 지난해(9월 기준) 257개로 59% 늘었다. 한국식품 판매 제품수도 같은 기간 1552개에서 2387개로 54% 증가했다. 판매액은 2500만위안(42억7000만원)에서 3700만위안(63억2000만원)으로 48% 늘었다.

◆한국농식품, 미국에서 10년간 연평균 10% 성장 = 농식품부는 아세안을 중국에 이어 두 번 째 수출유망국가로 꼽고 있다. 빠른 경제성장과 1인당 소득증가로 다른 지역보다 식품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세안국가로 한국농식품 수출은 7.8% 증가한 11억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카나디언과 aT는 아세안 주요 국가 중 태국의 식품시장 규모는 2015년 684억달러에서 올해 696억달러, 2019년 78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인도네시아도 같은 기간 627억달러, 664억달러, 761억달러로 성장하는 추세다. 아세안 주요국의 농식품 수입액(2015년)은 인도네시아 165억달러, 태국 143억달러, 싱가포르 130억달러, 말레이시아 163억달러 등이다.

미국식품시장 규모는 2015년 1조1670억달러로 2014년보다 3.0% 증가했다. 세계 식품시장(6조1477억달러)에서 미국의 비중은 18%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올해부터는 중국에 이은 2위 시장으로 바뀔 전망이다.

미국 농무부 통계에 따르면 농수축산식품 수입액은 2015년 1488억달러로 2014년보다 1% 늘었다. 주요 수입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로 각각 329억달러, 219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106억달러), 칠레(50억달러)가 그 뒤를 잇고 있다. aT는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국농식품박람회를 열고 캘리포니아, 네바다, 텍사스 지역 아시안마켓 23개점의 판촉행사와 동시에 진행했다. 한국농식품은 최근 10년간 미국에서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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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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