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금연예산 10배 증가 불구, 흡연자 늘어

2017-03-29 09:56:40 게재

"'군대 가서 담배 배운다'는 것은 옛말이다. '사회에서 배운 담배, 군에서 끊었다'는 말을 만들겠다." 국방부 금연정책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정부의 금연정책과 보조를 맞춰 군에서도 금연지원 정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예산도 대폭 늘었다. 그동안 연평균 4억~5억원에 그쳤던 금연지원 예산이 2015년 50억원, 2016년 49억원, 2017년 49억원으로 급증했다. 거의 10배다. 그러나 예산증가에 비해 흡연율은 큰 변화가 없다. 전체평균은 오히려 늘어났다. 금연비율이 아니라 흡연율이 늘어난 것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2015년 평균 흡연율은 40.4%(병사 44.3%+ 간부 34.4%)였지만, 2016년 평균 흡연율은 43.6%(병사 43.6%+간부 43.4%)로 3.2%p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에 투입된 금연지원 예산 50억원이 무색할 정도다. 50억원의 예산을 자세히 살펴보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이 홍보 및 교육(28억원)이고, 나머지는 금연클리닉(16억원), 금연보조제(5억7000만원) 등이다. 정부시책을 홍보하는 데만 집중했지, 실질적으로 흡연율을 줄이지는 못한 것.


2015년 예산투입에 비해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인지 2016년 예산은 달라졌다. 금연클리닉(23억9000만원)에 가장 많은 비중을 뒀다. 그 다음으로 금연치료제 구입비용으로 14억원 신설됐으며, 2015년에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홍보 및 교육비용은 전년대비 21억원 삭감된 7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눈에 뛸 만큼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올해 중요한 정책목표로 지휘관의 금연에 대한 관심 제고를 잡고 있다. 특전사와 공군의 경우처럼 지휘관이 금연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경우 실질적인 효과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병사가 직접 방문하는 사단의무대 및 군병원 '자체금연클리닉'은 일회성에 그쳐 실패율이 높은 반면(금연 성공률 13%), 금연상담사가 주기적으로 부대를 방문해 지속적인 상담과 약을 제공하는 '방문금연클리닉'은 성공률이 48%로 높다는 점에 주목해 올해 금연정책에도 이를 반영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예산은 늘었는데 성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아 솔직하게 고민"이라면서 "병사들도 그렇고 우리도 나름 열정을 갖고 사업을 추진하지만 아직은 '확 줄었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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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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