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 대한민국 노인여가복지 1번지, 빛고을노인건강타운

"이곳은 노인천국 … 즐겁게 재능 키우며 나눔 실천"

2017-04-10 10:54:50 게재

하루 4000여명, 90종 199개반 프로그램 이용

"늦지 않았어요. 지금도 행복해 질 수 있어"

"이곳은 노인들의 천국입니다. 2009년 타운이 문 열고 나서부터 다녔는데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요. 노인들이 1년 내내 운동이나 춤 노래 악기 글쓰기 동아리에 나와 다양한 활동을 하니 건강이 저절로 좋아져요. 제가 83세인데새벽에 1.5킬로 정도 달리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빛고을노인건강타운 물리치료실에서 노인들을 안내하는 홍현식(광주남구 방림동)씨의 말이다.

4월6일 빛교을노인건강타운 아코디언반 회원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 이의종


"8년째 1주일 두 차례 부부댄스반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즐겁고 건강에도 가정화목에도 좋아요. 가족모임에서 부부댄스를 선보인 적이 있는데 아들며느리가 감동해서 울더라구요. 또 시대회나 전국레크레이션 대회에 나가 32쌍부부가 무대를 꽉 채우고 합동으로 출 때는 진짜 멋져요." 늘푸른부부댄스반에서 동아리활동을 하는 정병원(광주남구 봉선동. 74세)씨의 말이다.

광주광역시 남구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노인여가문화시설이 있다. 광주복지재단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이다. 이곳에는 하루 4000여명의 광주시 거주 노인(60세 이상)들이 찾아와 건강·여가·문화활동을 하고 있다.

빛고을노인건강타운 문화관에서 서예반 회원들이 서예를 하고 있다. 사진 이의종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의 활기차고 행복한 어르신들의 모습을 비롯하여 넓고 쾌적한 시설을 둘러보고,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국외는 물론 전국의 자치단체와 대학 및 기관의 관계자 4만7000여 명(2016년12월 기준)이 방문했다.

문혜옥 빛고을건강타운 본부장은 "노후를 맞이한 어르신들이 고독과 질병, 무력감과 소외 등에서 벗어나 건강한 웃음과 행복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품격 높은 여가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즐겁게 배우고 재능을 익혀 이웃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나누고 실천하는 '행복타운'이며 '힐링타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실공히 국내 최대 시설 최다 프로그램 =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은 광주시 전역 노인들의 왕복을 돕기 위해 5개 노선 셔틀버스를 운영해 하루 1600여명이 이용 가능하도록 했다. 임차버스 1대를 따로 배치해 취약계층 밀집지역을 경유하도록 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노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는 복지관, 체육관, 문화관을 이용하고 후생관에서 점심식사를 할 수 있다.

연면적 5095.24m²의 복지관 1층에는 회원가입, 정서생활 상담실이 있다. 전문상담실에서는 남구정신건강증센터의 마음상담 집단상담, 광주세무사협회의 세무상담, 주택금융공사의 주택금융상담, 광주변호사협회의 법률상담, 광주여성민우회의 가족 및 성상담, 남부경찰서의 인권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임소윤갤러리에서는 노인회원 지역 작가 등이 연18회 예술작품을 전시한다. 2층에는 자율 탁구장이, 지하1층에는 자율당구장, 물리치료실 건강증진실 운동측정실 장기바둑실이 있다.

연면적 5738.09m²의 문화관 1층에는 도서열람실이 있다. 2층에는 서예실 컴퓨터실 노래교실 웃음레크리에이션이 열리고 음악 영화 초청공연 명사초청 특별강좌 등을 진행하는 공연장이 있다. 6일 공연장에는 노인회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빛고을예술봉사단의 공연 등이 있었다.

연면적 6067.30m²의 체육관 1층에는 자율배드민턴, 2층에는 헬스장과 실내 조깅길이, 지하1층에는 자율수영장이 있다. 밖에는 게이트볼 장이 있다. 4047.19m²의 후생관에는 400여명이 같이 식사할 수 있는 식당, 400명 동시 이용 가능한 남녀목욕탕이 있다. 명실공히 우리나라 최대 규모에 최다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빛고을노인건강타운 체육관에서 회원들이 헬스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 이의종


건강여가 자기개발 나눔 연계 운영 모델 =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의 프로그램들은 전국의 다른 노인복지관 등에서도 부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강점은 노인들의 건강을 돌보도록 안내하는 동시에 평생교육을 제공하고 나아가 재능 나눔으로 사회공헌까지 할 수 있게 짜여 진 타운 사업의 체계적인 연계 운영이다.

사업 현황을 보면, 건강활력 취미 여가 교양 교육 정보화교육 자율프로그램 등 평생교육사업 87종 196반, 물리치료 건강증진 및 운동측정 등 기능회복사업 2종 2반, 상담사업 2종 8반을 운용하면서 노인회원의 건강과 여가활동을 지원한다.

노인이 원하는 자기개발 컨설팅 중요 = 지역사회 연계사업으로는 광주교통문화연수원 등 7개 기관과 교육 강좌, 여울목하모니연주단 등 17개 기관은 공연과 행사, 광주노인보호전문기관 등 9개 기관과 상담, 호남대학교 등 5개 기관과 지역협동사업을 진행한다,

특화사업으로서의 빛고을예술봉사단에는 건강 댄스 악기 분야 재능 나눔 활동 14개팀 270명이 참여한다. 자원봉사사업도 이어진다. 하루 평균 80명이 자율 프로그램실 관리, 질서유지 및 안내, 배식 활동 등에 참여한다.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의 이런 연계시스템의 결과로 회원들의 자기개발과 사회활동 만족도는 높다.

아코디언반 회원인 정수진(광주서구 풍암동, 70세)씨는 퇴직 후 이 타운을 이용하면서 아코디언 연주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고 재밌게 보여 가입했다. 8년이 넘는 동안 1년에 5∼60회 정도의 타운 내 공연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행사나 전국대회에도 참여했다. 매년 4월말 5월초에 열리는 함평나비축제 같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할 행사에서는 선곡에 어려움이 있지만 엄청난 박수를 받고 나면 너무 기뻤다고 한다. 정씨는 "아코디언이 흘러간 추억을 연상케 해 사람들의 마음잡는 것 같다. 특히 요양원에 찾아가 공연하면 노인분들이 아주 좋아한다"라며 "직장 다닐 때 보다 더 바쁘고 즐겁다"고 말했다.

오정실(광주남구 방림동, 80세)씨도 퇴직후 2009년부터 다녔는데 지금은 하루에 플롯 댄스스포츠 컴퓨터 서예문인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오 씨는 "36년 직장 다니면서 아이들 돌보라 하고 싶은 활동을 못했죠"라며 "타운이 생기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데 너무 행복합니다"고 말했다. 오씨는 50명 정원의 문학반에 활동하고 있는데 4월에 회원 8명이 '등단'했다고 말했다. 동아리 활동이 그냥 취미생활에 머물지 않고 전문성을 살려는 자기개발에 큰 도움이 됐다는 의미다. 오 씨도 타운 문학반에서 회원들과 꾸준히 노력해 시인·수필가로 등단했다.

이와 관련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실장은 "노인들이 원하고 자기개발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안내하는 컨설팅이 중요하다"며 "노인들이 은퇴 전 경력을 이용해 자원봉사자로 보조교사로 성장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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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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