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웃으며 삽시다│③여가복지시설

학습·나눔 바라지만 참여 저조 … "부적절한 지원 탓"

2017-04-10 10:49:02 게재

지역·시설별 프로그램 공적인프라 편차 … "노년기 전부터 준비토록 평생교육 강화 절실"

노인들의 여가활동이나 자기개발 학습 재능나눔에 대한 참여 욕구는 높지만 실제 참여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노인여가복지시설에서의 적절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탓으로 분석된다. 여가활동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적고 전국적으로 공적인프라가 지역별로 차이나 형평성 문제도 나온다. 이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민간 시민사회의 적절한 역할분담이 이뤄져 즐거운 노후생활을 전사회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뒤따른다.

노인복지관 프로그램 만족 불구, 기관수 적어 한계 = 정경희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원은 "노년기 전부터 노후 여가문화·교육 등을 준비하도록 평생교육을 강화해야 하는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보건복지부 문화관광체육부 교육부 등 부처 간의 연계를 강화해 다양한 노인여가복지를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의 '노인의 여가활동 지원 정책 : 활기찬 노후 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은 여가활동이나 평생교육,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생각에 비해 실제 참여하거나 그 만족도는 매우 낮다. 취미여가활동 희망률은 81.8%이지만 그 만족도는 34.8%에 불과하다. 평생교육을 25.2% 희망했지만 실제 참여는 13.7%, 자원봉사를 20.7% 희망했지만 실제 참여한 경우는 4.5%로 매우 적었다.

이는 노인들의 노인여가복지시설의 이용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노인복지관 이용률은 전체 노인 중 8.9%, 경로당 이용률은 25.9%에 불과했다. 그나마 경로당의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은 기관수가 2014년 전국 6만3960곳 2015년 6만4568곳이고 노인복지관은 각각 344곳 347곳에 지나지 않은 것과 관련이 있다.

노인여가복지시설이 적은 가운데, 제공되는 여가활동 학습 봉사활동과 관련 서비스도 다양하지 않고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복지관에서 제공하는 취미여가지원사업으로는 노래교실 민요풍물교실 댄스교실 서예 수공예 풍선아트 원예 다도교실 연극 레크레이션 바둑장기 당구탁구 등 다양하다. 또 취미활동 스포츠 활동 교양교육 건강증진 등 다양한 문화예술활동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뿐만 아니라 봉사대 동호회 등을 통해 노인의 사회활동을 지원하고 경로당 활성화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 구성이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높다. 서울시립마포노인복지관에서 컴퓨터반 교육을 받고 있는 김문식(84세)씨는 "사진반을 들어 여러 사진작품을 다듬고 주고받으려면 컴퓨터를 이용해야 하는데 몰라 곤란했다. 이 때문에 평생 배우지 않았던 컴퓨터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며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런데 경로당보다 훨씬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는 노인복지관은 전국에서 많지 않고 대부분 도시지역, 농어촌에서도 읍지역 중심으로 설치되어 있어 거주지역으로 질 좋은 프로그램을 접할 기회가 결정되는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

노인들의 자발적 문화예술활동 유도하는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실장은 "복지관 프로그램을 통해 노인들의 문화여가향유가 증진되고 문화예술활동 참여에 대한 접근성은 높아졌다. 하지만 교육이 필요한 노인의 자발적인 활동을 제약하는 측면도 있다"며 "이를 고려해 지원 내용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로당은 2015년 말 전국 노인 320여 만명이 이용했다. 마땅한 여가활동 장소가 없고 경제적이며 많은 동년내 친구들과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어울리며 세상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에 많은 노인들이 이용하고 있다.
320여만명 이용하는 경로당 평생교육기능 못해 = 그런데 경로당으로 지자체 복지관 등에서 여가활동 분야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프로그램 수는 턱없이 적다. 서울 한 경로당은 대한노인회 등으로부터 '모범경로당'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민요배우기, 어르신 맨손체조 2가지 프로그램만 진행하고 있었다. 노인의 절반 정도가 이용하는 경로당은 아직 여가문화활동의 기능이 약한 상태이고 평생교육이나 자원봉사활동 연계 등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역부족임을 알 수 있다.

한편 노인교실은 2015년 현재 1377개가 지자체에 등록되어 있다. 대부분 대한노인회에 소속되어 있거나 종교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다. 노인교실프로그램(노인대학)은 만 60세이상이면 이용할 수 있다. 노래교실 한글교실 국악교실 합창반 외국어 수업 등 다양한 강좌가 개설되어 있고 참여활동 소풍 등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국고지원이 없기 때문에 정부가 전체규모와 그 상황을 파악할 수 없는 구조이다. 여가문화 접근성은 높으나 평생교육이나 나눔 실천 등을 조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와 관련 정 연구원은 "평생 교육의 경우 교육부에 의해 평생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정책이 수행되고 있지만 복지부의 노인복지법상 노인교실과의 공식적인 연계와 역할 분담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문체부는 고령화시대 노인층 여가활성화 방안과 같이 구체적인 관심을 갖고 있으나 노인복지관과의 연계 등의 노력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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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송현경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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