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일본은 넘는다'

2018-02-14 09:36:31 게재

예선 3차전 양보없는 맞대결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이 14일 오후 4시 40분 일본과 평창올림픽 예선 3차전을 치른다. 단일팀과 일본 모두 2패로 4강 진출이 좌절됐지만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일본은 단일팀을 상대로 역대 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첫 승을 노리고 있다. 2경기 연속 0-8로 참패한 단일팀은 일본에게 만은 이기겠다는 각오다.

객관적 전력은 일본이 앞선다. 역대 전적은 한국이 일본에 7전 7패다. 한국이 기록한 득점은 단 1골, 실점은 무려 106골에 달한다. 일본은 한국이 8점 차로 완패한 스웨덴과 스위스에 1-2, 1-3으로 패배했다. 스웨덴 전의 경우 유효 슈팅에서 24-30으로 팽팽히 맞선 끝에 1-2로 패했다. 스위스 전에서는 유효 슈팅 38-18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도 골 결정력 부재로 1-3으로 졌다. 스위스(8-44), 스웨덴(19-50)과의 경기에서 유효 슈팅 숫자도 크게 밀린 단일팀과 다른 모습이다. 세계 랭킹도 한국이 22위, 북한이 25위를 기록한데 반해 일본은 9위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해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0-3으로 패했다. 하지만 단일팀 선수들이 일본전만큼은 결코 물러설 수 없다는 근성과 투지로 맞선다면 기회는 있다.

아이스하키는 기량 이전에 기세가 중요한 종목이기 때문이다. 스웨덴전 참패 후 이진규는 오열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최지연은 "몸을 던져서라도 일본에 이기겠다. (역사적으로) 일본과 안 좋은 일도 있었다. 일본을 꺾고 국민에게 행복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단일팀은 유효슈팅 86개를 막아낸 골리 신소정(28)에 기대를 걸고 있다.

새러 머리 단일팀 감독은 13일 전격적으로 훈련을 취소했다. 단일팀의 짧은 준비기간을 보충하기 위해 10일 스위스전 다음날에도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던 머리 감독이었다. 하지만 단일팀 선수들이 2경기 연속 대패로 충격을 받고 의욕을 잃은 상황에서 훈련은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단일팀은 훈련 대신 간단한 공놀이 몸풀기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한편 북한 응원단도 경기장에서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마지막 경기를 응원한다.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탐일팀에게 일본전은 마지막 경기다. 그러나 남북 단일팀의 일본전은 스위스전과 스웨덴전 못지않게 중요한 '빅 매치'로 꼽힌다. 올림픽에서 승리를 거둔 적 없는 두 팀이 첫 승을 노리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한일 양국이 스포츠에서 맞대결을 벌이면 치열하게 승부를 가리는 점도 이번 경기에 주목하게 하는 요소다. 더욱이 남북이 한 팀을 이룬 만큼 보다 강한 승부욕을 불태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 응원단도 이번 경기에서 어느 때보다 열띤 응원전을 펼칠 전망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응원과는 차원이 다른 응원을 선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응원단은 이날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리는 피겨 스케이팅 페어 쇼트프로그램 경기와 평창 용평 알파인스키장에서 열리는 여자 회전에도 참가해 응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피겨 스케이팅 페어 쇼트프로그램 경기에는 남측의 김규은-감강찬, 북측의 렴대옥-김주식이 출전하고, 알파인스키 여자 회전에는 남측의 강영서, 김소희 선수와 북측의 김련향 선수가 나선다.

[관련기사]
[열아홉 '빙속괴물' 김민석 평창서 일냈다] "내 이름 부르는 함성만 들렸다"
설 명절도 평창 올림픽과 함께 해요
'스켈레톤 천재' 윤성빈 금메달 도전
쇼트트랙 최민정, 여자 500m '메달 실패'

장세풍 송현경 기자 연합뉴스 spjang@naeil.com
장세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