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종현 한국도시광산협회 부회장

"적용기술 따라 희소금속 채취량 달라져"

2021-06-28 11:04:02 게재

소비자 보호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처리방식 필요

"쓰레기처럼 보여도 이 속(전자스크랩)에는 다양한 희소금속이 숨어있어요. 어떤 기술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캐내는 희소금속량이 달라집니다. 수작업으로 자르고 부셔서 캐내는 1차원적인 방식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7일 인천시 남동구 인근 재활용업체단지에서 만난 서종현(47) 한국도시광산협회 부회장(S3R 대표이사)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2011년 출범한 한국도시광산협회는 고려아연 엘에스니꼬동제련 등 40여개 업체들이 회원사다.

쓸데없이 버려지는 자원 줄여야

서 부회장은 약 10년간 도시광산 산업에만 전념 이쪽 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가 운영 중인 S3R은 전자스크랩 등 전자폐기물(PCB) 파분쇄 작업 등을 해 국내 제련소 등에 납품한다. 한달 처리량만 약 800~900톤으로 업계 상위 그룹에 속한다.

"요즘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잖아요. 제일 중요한 건 덜 쓰는 거죠. 제대로 분석하고 좀 더 고급 기술을 개발하면 쓸데없이 버려지는 자원이 줄어들게 됩니다. 자원순환사회 실현을 위해서 꼭 필요한 거죠.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내다보고 기술개발(R&D) 지원 등을 꾸준히 해줬으면 합니다. 후발주자였던 중국은 이미 우리나라를 치고나갔어요."

서 부회장이 기술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자체 연구소를 설립해 매년 1억원 정도를 기술 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소규모 업체들이 대부분인 이쪽 업계에서는 드문 경우다

'감소-재사용-재활용' 사회 실현 앞당겨야

?그는 "급성장 중인 전기차와 태양광 산업에 대해서도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폐배터리나 태양광폐패널들을 어떻게 처리하냐에 따라 '3R사회' 실현을 앞당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3R은 감소(Reduce)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다. 자원 절약과 자연계 자정능력 범위에서 폐기물을 배출해 환경영향 감소와 이를 위한 기술발전을 이루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전자기기를 버릴 때 데이터 관리가 중요하잖아요. 회수-선별-폐기 등의 과정에서 데이터가 어떻게 처리됐는지 보안 문제를 확실하게 담보해줄 필요가 있어요. 미국의 경우 이와 관련한 인증제도(R2 스탠다드 표준)도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해외 수출을 하기 때문에 필요해서 해당 자격을 취득했지만 국내에는 이런 경우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소비자들을 위해서라도 투명하고 제대로 된 처리방식이 자리잡는 건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는 개별 기업들이 해야 할 연구개발까지 정부가 지원해달라는 얘기가 아니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인터뷰가 이뤄진 S3R 사무실에는 환경부장관 표창,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 등 각종 정부표창들이 즐비했다.

대단하다고 말을 건네는 기자에게 서 부회장은 "도시광산 산업 육성을 위해서 중장기적으로 투자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정부가 R&D 계획 수립시 구체적이면서도 지속적으로 고민을 해줬으면 한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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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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