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영곤 국립국제교육원장

"지한·친한 외국인재 육성 앞장서겠다"

2021-06-30 12:00:52 게재

교육 분야 국제교류 협력의 중추 기관 … 한국판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으로

김영곤(53) 국립국제교육원장을 6월 2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집무실에서 만났다. 글로벌 인재 양성 전략, 한국어 교육 발전, 세계 유학시장의 추세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김영곤 국립국제교육원장은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국 정책분석가, 교육부 국제협력관·대학지원관·직업교육정책관, 순천대 사무국장 등을 지냈다. 사진 이의종

■국립국제교육원은 다양한 국제교육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힌 뒤 어떻게 대응했나.

각종 연수 프로그램과 박람회 등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전환해 원격교육 형태로 진행했다. 해외 현지에서 개최해온 한국유학박람회도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특히 유학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학 지원을 위해 지난해 강원도 부산시와 협력해 개최한 '지자체와 함께하는 박람회'를 올해는 부산 강원도 경상남도 전라남도 충청남도로 확대했다. 올해도 온·오프라인 투트랙으로 유연하게 추진하고 있다.

■국립국제교육원은 정부 초청 외국인장학생 사업(GKS)을 통해 국내외에서 우수한 글로벌 인재들을 발굴해 육성하고 있다. 현재까지 육성한 글로벌 인재는.

GKS(Global Korea Scholarship) 사업은 1967년부터 50여년 동안 해외 우수 인재들을 선발해 국내 대학에서 학위과정 이수를 지원하는 한국정부의 대표 국제장학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총 156개국에서 외국인 장학생 1만1115명을 선발했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된 동문들이 전세계 정계 재계 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미국의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이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GKS 사업은 교육 과정에서 어떻게 지한·친한 인재로 만들고 있나.

GKS 장학생이 지한 인사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 문화와 한국어에 대한 이해가 기본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선발 단계에서 한국어 비중을 확대했고 학위과정 입학 전 한국어연수과정 이수 및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 이상 취득을 의무화했다. 특히 한국어연수과정 교육과정의 10%를 한국문화 체험활동으로 구성해 지역명소 및 한국의 역사문화 유적지 탐방, K-POP 체험 등 한국 관련 특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운영해 올바른 한국어 학습 방향을 제시하고 전세계 한국어 학습 열풍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어 학습 열풍에 대해 소개하면.



지난해 8월 BTS 콘텐츠로 한국어 교재가 개발되었고 가을학기부터 미국 프랑스 이집트 주요 대학에 한국어 강좌(Learn! KOREAN with BTS)가 개설되었다. 베트남은 올해 2월 초 한국어를 제1외국어로 채택했다. 인도를 비롯한 41여개 국가에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하고 있다.

한류 확산과 더불어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자들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17년부터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15% 정도씩 늘고 있다. 2019년에는 응시자가 37만명으로 늘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지원자수가 급감했지만 신규 시행국가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지원자수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외동포들이 한민족으로서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초청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재외동포 교육과정 내용과 참여자를 소개한다면.

대학수학 준비과정(봄·가을), 한국 이해과정(봄·여름·가을·겨울), 방학 특별과정(여름·겨울)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해 총 8회 운영한다. 1962년부터 재외동포 국내교육과정이 시작된 후 총 9641명이 수료했다.

■재외동포 교육용 교재 개발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재외동포 교육용 교재 개발은 1999년부터 주로 한국어교육 위주로 추진됐다. 한국의 역사 관련 교재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2017년부터 한국의 역사·문화 교육을 위한 교재 개발을 적극 추진해오고 있다. 언어권별 세계 각국의 현지 문화, 재외동포의 한국어 수준을 고려한 맞춤형 교재 제작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2023년까지 유학생 20만명 유치를 위한 목표와 계획은.

국내 외국인 유학생은 2016년 10만명을 돌파한 이래 2020년 코로나 여파로 다소 주춤한 상태지만 올해 4월 15만7000명으로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 추세다. 온택트(Ontact) 홍보 등 한국유학 홍보 방법을 다양화하고 유학 수요자 중심 서비스 지원체계를 갖추어 유학생 20만명 유치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국립국제교육원은 국제교육교류 기관, 나아가 한글을 해외로 보급하는 교육한류의 담당기관으로 거듭났다. 그간의 성과와 향후 발전방향은.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 누적 인원이 1만명을 넘어섰고 2020년에 유학생 유치 18만명을 돌파한 점은 매우 고무적인 성과라고 생각한다.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가 2019년 37만명에 달하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는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데 힘쓰고자 한다. 특히 장학사업을 통해 교육 취약계층의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교육 ODA를 통해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실천에 기여할 것이다.

■교육을 전공한 교육행정 전문가이자 OECD 사무국과 교육부 국제협력관을 거친 국제통으로서 우리 교육의 방향과 미래에 대한 소견은.

저출산 고령화, 인구절벽의 위기 속에서 우리 교육이 미래 사회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는 교육 국제화와 글로벌 인재 확보가 중요하다.

교육 대상과 범위를 전세계로 넓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수 인재를 유치해 함께 성장시켜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인구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국립국제교육원은 국가 발전에 기여할 글로벌 인재들을 발굴·양성하는 대표기관이자, 교육 분야 국제 교류·협력의 중심기관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교육한류 본산 국립국제교육원

로즈 장학금은 영연방 국가와 독일, 미국 학생들이 로즈의 모교인 옥스퍼드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등록금과 생활비, 거주경비를 제공했다. 미국 대통령이던 빌 클린턴, 영국 총리였던 토니 블레어도 로즈 장학금 수혜자다.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영국 옥스퍼드에서 공부한 미국의 윌리엄 풀브라이트(J. W. Fulbright)는 1946년 풀브라이트 국제 장학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장학 프로그램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선망하는 장학 교류 프로그램 중 하나가 됐다.

한국 정부 외국인장학생 사업(GKS)을 통해 지난 50여년 동안 육성한 1만1115명의 외국인 장학생이 전세계 정계 재계 학계에서 활동 중이다.

국립국제교육원은 세계 각국의 지한·친한 인재를 길러내는 역할을 한다. 1977년 재외동포 교육기관(서울대 재외국민교육원)으로 출발해 1992년 국제교육협력기관으로 변신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 한국어능력시험(TOPIK) 운영, 교육 공적개발원조(ODA), 재외동포 교육과 외국어 교육 지원 등을 담당하는 교육 한류의 본산이다.

[관련기사]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 장학생 7300여명 배출 총리 2명, 장관 14명
[지한인재 양성하는 외국인장학생 사업(GKS)] 동문 6800명 전세계 정계·재계·학계 누빈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 '수요 폭발'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김기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