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통상조약 140년 … 한-영, 관계도약

2023-11-23 11:04:37 게재

윤 대통령, 수낙 총리와 '다우닝가 합의' 서명

북 '위성발사' 규탄 한목소리, 공동 대처키로

한국·영국 정상이 22일(현지시간) 양국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안보·경제·첨단기술·에너지 등 포괄적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다우닝가 합의'에 서명했다.

런던금융특구 시장 주최 만찬 |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2일(현지시간) 런던 금융특구 길드홀에서 열린 런던금융특구 시장 주최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을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상회담을 위해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리시 수낙 영국 총리를 만났다.

회담에 앞서 140년 전 체결됐던 '조영 수호통상조약' 원본을 관람한 두 정상은 양국 관계 격상 합의를 바탕으로 제반 분야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양 정상은 먼저 양국 간 외교·국방 장관급 '2+2' 회의체를 신설키로 합의한 점을 환영하고, 국방협력 양해각서 체결을 위해 함께 노력키로 했다. 양국 군대 간 상호 운용성 증진을 위해 추가적인 합동훈련도 약속했다.

이어 국빈방문 계기로 체결한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을 통해 안전한 사이버 공간 조성 협력을 확대하고 방산 공동수출 양해각서(MOU)를 통해 공동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 기반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에 대해서는 양국이 공동 대처키로 했다. 수낙 총리는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우려를 표하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중동 지역에 가하는 안보위협에 대해서도 엄정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 도발에 대한 조치로 5년 전 남북(9.19) 군사합의 일부를 효력정지해 북한에 대한 전방의 감시와 정찰활동을 재개했다고 설명하고 양국의 정보공유와 안보 공조를 강화해나가자고 했다.

한편 두 정상은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을 선언하고, 내년 말까지 경제금융 대화체를 신설하는 한편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영국 기업통상부간의 연례 고위급 회의도 열기로 했다.

원전 관련 MOU는 양국 정부와 기업·협회 사이에서 9건이 체결됐다. 1985년 체결됐던 과학기술협력 협정을 활성화하고, 통신공급망 다변화, 인공지능, 사이버보안 과제 협력을 위한 '디지털 파트너십'도 출범키로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한 양국 간 협력이 중요하다며 한-영 반도체 협력 MOU 체결을 통한 반도체 공급망 안정 협력 지속에 대한 기대를 강조했다.

이날 양 정상이 서명한 다우닝가 합의는 13개 단락으로 구성됐다. △국방·안보 △과학기술과 무역·투자 △지속가능한 미래 등 3대 협력 분야에 걸쳐 총 45개의 과제가 담겼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런던금융특구 시장 주최 만찬에 참석해 국빈방문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윤 대통령은 "피로 맺은 우정과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영국과 한국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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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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