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출근길 혼잡으로 악명 높은 김포~서울 교통적체 해소에 나섰다. 대대적인 물량 투입으로 기대를 모으지만 계획의 조기 집행이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에서 134조원 규모 교통혁신 대책을 내놨다. 내용 중엔 김포골드라인 혼잡 완화대책이 담겼다.

경기 김포시 김포신도시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시민들의 주요 교통수단인 김포골드라인은 승객이 실신하는 등 지옥철로 악명이 높다. 혼잡도가 210%에 달한다.

정부가 내놓은 첫째 대책은 지하철 차량 확대다. 올해 상반기 중 6편성을 늘리기로 했다. 편성 수를 늘리는 것은 지하철 수송객을 늘리는 핵심이다. 정부는 6편성 증량 이후에도 향후 5편성을 추가로 늘리기로 했다. 6편성이 투입되면 배차 간격은 현재 3.1분에서 2.5분으로 줄어든다. 추가 5편성이 증가되면 2.1분까지 단축된다는 것이 국토부 설명이다.

광역버스도 늘린다. 현재 출근시간대에 김포에서 서울(김포공항역, 개화 등)로 운행하는 버스는 80회 정도 된다. 국토부는 이를 120회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기점과 종점을 다양화해 지하철(김포골드라인)로 몰리는 수요를 분산시킨다.

원활한 차량 흐름을 위해 올림픽대로에 버스전용차로도 도입한다. 교통정체가 심각한 김포~당산역 구간 올림픽대로에서 출근시간에 한해 버스전용차로를 운영하는 방안이다. 올해 상반기엔 김포~가양나들목 구간, 하반기엔 가양나들목~당산역 구간에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물량공세 한다지만 구조적 한계도 = 정부의 교통난 해소 대책에 수도권 지자체들은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임시방편으로 일관했던 그간 모습에서 진일보한 대책이란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구조적 한계가 있는 김포골드라인 문제는 해법이 단순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김포골드라인은 열차 1편성이 달랑 2칸이다. 지하철 역사도 그에 맞춰 지어놨기 때문에 열차 칸수를 늘릴 수도 없다. 6편성을 늘려도 열차 칸수는 12개가 늘어날 뿐이다. 편성을 늘리면 배차 간격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안전을 고려하면 일정수준 이상으로 줄일 수는 없다.

비용 부담을 놓고 정부와 지자체가 옥신각신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수도권 지자체의 한 교통분야 관계자는 "증차를 최대한 빠른 시기에 할 수 있도록 신규발주를 국가적으로 지원하되 여러 업체에 동시 발주하는 등 방법을 총동원해 계획 완료 시점을 3년 이내로 단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역버스 증차도 불완전한 대책이란 지적이다. 현재 광역버스는 도로 혼잡 때문에 이용률이 저조하다. 버스가 없어서가 아니라 시간이 오래 걸려서 안 탄다는 이야기다. 한 교통전문가는 "증차보다 2층버스나 입석금지를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교통분야 전문가는 "물량공세는 임시 방편일 뿐 결국 철도를 증설해야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다만 그때까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만든 대책을 정교하게 실시하되 국가철도망계획이 조기에 집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 광역철도망 계획도 발표 = 이날 정부는 김포골드라인 등 수도권 교통대책과 함께 지방 광역철도망 구축 계획도 발표했다. 지방에 수도권의 GTX와 같은 광역급행철도를 도입하는 등 지방 광역도시철도망을 확충하는 계획이다. 5개 권역(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권, 대전·세종·충청권, 광주·전남권, 강원권)으로 나눠 주요 도시 사이를 광역철도로 연결하는 구상이다.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를 선도사업으로 추진한다. 정부대전청사와 정부세종청사, 충북도청을 거쳐 청주공항을 연결하고 충남을 거쳐 수도권까지 연결할 계획이다.

가장 빨리 사업이 추진되는 곳은 대구~구미~신공항~의성을 잇는 대구경북신공항철도다. 올해 2월 예비타당성 검토 신청에 들어가고 민간투자 유치에 나선다. 정부 관계자는 "예타 과정에서 민간 투자 사업으로 전환 시 재정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울경 호남권 등 지방 도시에서 추진 가능한 신규 노선은 지자체와 민간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키로 했다. 지자체 간 노선에 합의하고 열차의 평균속도가 80㎞/h 이상 확보되는 등 일정 요건을 갖추면 조만간 수립할 5차 철도망 계획에 우선 반영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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