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건설업 대출부실 2년간 3배 증가 … 2금융권 중심 악화
비수도권 주택거래 얼어붙고 미분양 속출
58만개 법인 부동산업 연체액 2.2조 → 7조
'비은행 연체' 건설업 5.51%, 부동산업 3.99%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최근 2년간 건설·부동산업 법인들의 대출 부실이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거래가 얼어붙고 미분양이 늘면서 지방 소재 건설·부동산업 법인들의 부실 속도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비해 더 빨라지고 있다. 은행권에 비해 연체율이 높은 2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비은행권 금융회사들의 연체율 상승도 지방에서 더 두드러지고 있다.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이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로부터 제출받은 '시도별 부동산·건설업 대출 현황'에 따르면 약 58만개 법인 대출 가운데 부동산 업종 대출 잔액은 지난해말 기준 385조38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말(302조7300억원)에 비해 대출잔액이 27.3%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5만7925가구로 이 중 수도권이 6998가구, 비수도권이 5만927가구로 나타났다. 특히 악성미분양(준공 후 미분양)은 1만465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 증가했다. 비수도권의 악성미분양은 8375가구로 전체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의 80%에 달한다.
◆58만개 법인대출 분석 = 대출잔액 증가 보다는 연체율 증가가 더 가팔랐다. 연체액(30일 이상 연체된 금액)은 7조원으로 2021년말(2조2700억원) 대비 3배를 넘어섰다. 그 결과 전국 부동산업 연체율은 지난해말 1.82%로 2021년 0.75% 보다 2.43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건설업 대출도 비슷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건설업 대출 잔액은 118조3600억원으로 2021년말(88조5000억원)과 비교해 34% 증가했다. 연체액은 76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2.5배 증가했고, 연체율은 0.86%에서 1.60%로 1.9배 늘었다.
대다수 금융기관들은 대출자의 동의를 받고 나이스평가정보에 금융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또 기업·개인의 대출·연체 이력 등을 받아 신용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비수도권의 부동산업 연체율은 2.17%로 수도권(1.56%) 보다 높았다. 비수도권에서는 세종지역 연체율이 12.66%로 가장 높고 울산(6.49%), 강원(5.38%), 대구(4.35%), 전북(4.33%)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남(0.64%), 대전(0.66%), 서울(0.94%) 등은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건설업 연체율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비수도권에서 건설업 연체율은 1.99%로 수도권(1.27%)보다 높았다. 제주지역이 3.70%로 가장 높고 대구(3.55%), 울산(3.35%), 경남(3.15%) 등은 3%를 넘어섰다.
◆금융권 전체 건설·부동산 대출 608조 = 양 의원이 지난 15일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금융권 전체 건설·부동산업 대출잔액은 60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설업 대출잔액은 115조7000억원, 부동산업은 492조8000억원이다. 건설·부동산업 대출은 전년 동기(580조8000억원) 대비 4.8%, 2021년 3분기(497조6000억원) 대비 22.3% 늘었다.
특히 비은행권(새마을금고 제외)의 부동산업 대출잔액은 193조6000억원으로 2021년 155조원에서 24.9% 급증했다.
비은행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각각 5.51%, 3.99%에 달했다. 전년 동기대비(1.77%·1.55%)와 비교하면 각각 3.1배, 2.6배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건설업이 7.34%, 부동산업이 5.97%로 집계됐으며 전년 동기(2.20%, 2.52%) 대비 각각 3.3배, 2.4배 증가했다.
은행권의 연체율은 건설업 0.58%, 부동산업 0.15%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다만 건설업은 2022년 2분기 0.23%로 바닥을 찍은 이후 2배 이상 상승했고, 부동산업도 2022년 2분기 0.08%로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양 의원은 "향후 부동산 경기가 호전되지 않는 이상 연체율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우려가 있다"며 "금융당국은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급등하고 있는 제2금융권의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관래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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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지역 부동산업 연체율 1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