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억제하는 동물의 탄소순환조절

2024-02-05 13:00:01 게재

매년 64억1천만톤 상쇄 가능해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한 탄소순환 제어 시스템 구축에 야생동물을 활용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야생동물의 탄소포집 및 저장 기능을 활용한다면 전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1.5℃로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이는 육상이나 해양생태계 내의 자연적인 생지화학적 과정(탄소 등 물질순환)이 매년 인간에 의해 발생하는 모든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의 최대 50%를 제거한다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둔 것이다.

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의 논문 ‘영양 재야생화는 자연기후솔루션을 확장할 수 있다’에 따르면, 영양 재야생화(trophic rewilding)로 매년 온실가스 64억1000만톤을 상쇄할 수 있다. 영양 재야생화는 생태계에서 야생동물의 기능적 역할을 복원하고 보호하는 일이다.

아프리카 누 개체 수가 급감하면서 세렝게티는 한때 탄소흡수원이 아닌 공급원으로 변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오스왈드 슈미츠 예일대 환경대학원 교수 등이 한 이번 연구에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현재의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생태계의 식물이나 토양 퇴적물에서 발생하는 탄소포집에만 집중하는 종전 자연기후솔루션에서 벗어나 야생동물의 탄소순환 조절 능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야생동물은 전세계 바이오매스(단위면적당 생물체의 중량)에 포함된 탄소의 0.3%를 함유한다. 적은 수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야생동물의 먹이활동이나 이동 등은 식물 토양 및 퇴적물의 탄소 양이 최소 15%에서 최대 250%까지 차이가 나게 한다. 야생동물을 배제한 채 자연기후솔루션을 짠다면 전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생태계 범위 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는 게 이 논문의 얘기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생물다양성협약 지속가능발전목표 등을 동시에 달성하려면 아직 시도되지 않은 범위와 공감 규모에서 신속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생태계 탄소 포집 및 저장에 대한 생물적 통제에 대해 종전과 다르게 생각하는 정책적 사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탄소순환의 일부(△식물 바이오매스 저장 △토양 유기 탄소 침착 등)에 미치는 야생동물의 영향만 고려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특정 종에 국한된 분석이 아닌 생태계의 기능적 특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얘기다. 한 예로 초식동물에 의해 달라진 탄소저장 규모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초식동물만을 봐서는 안 된다. 초식동물을 사냥하는 포식자의 사냥 방식은 물론 유기물 중 질소와 탄소의 비율(C:N)이 다른 식물종에 대한 채집 선호도 등 전반적으로 살펴봐야만 신뢰할 수 있는 예측이 나온다는 지적이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