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나침반’ 충청, ‘경부선 라인’에 관심 집중

2024-03-14 13:00:34 게재

대전·세종 ‘민주 강세’, 충북·충남 ‘경합’ 계속될까

도시지역 민심이 변수, 대형이슈 없어 각개전투

④ 충청

‘대세’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충청지역은 지난 총선 이후 대전·세종에서 야당 강세를, 나머지 충남·충북에서 여야 접전 구도를 보였다.

14일 내일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총선의 판세는 경부 고속도로 및 철도에 인접한 도시지역, 이른바 ‘경부선 라인’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충청은 지역대표 정당이 퇴조하던 19대 총선 무렵부터 범보수진영이 비교우위를 점해 왔다. 그러다 탄핵 이후 범진보진영이 약진하면서 ‘스윙 스테이트(경합지)’로서의 면모가 더욱 뚜렷해졌다.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던 21대 총선에서는 충청 전체 28개 지역구 중 20개를 민주당이 휩쓸었다. 반면 부동산정책 실패 등으로 문재인정부에 대한 원성이 높던 2022년 대선 때는 21개 지역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더 많이 찍었다.

이번 정부 출범 후에는 정부여당의 실정 등으로 다시 정권심판론이 불붙으면서 판세가 오리무중이라는 게 지역 정치권의 분위기다.

“충청은 전통보수 강세였지만 대전과 천안·아산·세종 등 도시지역에 외부인구가 유입되고 발전하면서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민주당이 성과를 내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게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의 설명이다.

‘대형사건’이 터지지 않는 한 20대 총선 당시 의석수(새누리 14석, 민주 12석)와 현재 의석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지 않겠느냐고 점치는 시각도 있다.

‘경부선 라인’ 지역으로는 충남 천안·아산, 충북 청주, 대전, 세종 등이 꼽힌다. 지역구 수는 18개로 충청 전체 선거구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충남 천안갑. 충북 청주 상당·서원·흥덕은 21대 총선과 2년 전 대선에서 여야 득표율 반전을 보였다. 대전은 유성을을 제외한 6개 지역구에서 모두 판세가 뒤집혔다. 이번 총선이 지난 대선과 같은 분위기로 치러진다면 국민의힘이 이들 지역을 대거 탈환할 수 있겠지만 아직 그런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인식이다.

유동성은 높은데 충청 전체를 관통하는 변수가 딱히 없다는 점도 선거결과를 예측키 어렵게 한다. 전국적으로 논란이 됐던 민주당의 공천파동도 정작 이들 지역은 비껴갔다는 평가다. 후보 경쟁력 중심의 각개전투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정권심판론의 향방이 결정적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이번 총선은 충청에 지역의 정체성을 대표할 만한 인물이 없기 때문에 조건에 따라 변화가 심하게 일어날 것”며 “아직 판세에 영향을 줄 굵직한 이슈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남은 한 달 간의 선거 진행양상에 따라 표심이 요동을 칠 것”이라며 “정권심판론이 상수로 작동하는 가운데 충청이 수도권 분위기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재걸·대전 윤여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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