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핵심은 실천

철강소비기업 150곳중 1곳만 ‘그린철강’

2024-03-18 13:00:02 게재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200곳 설문조사 결과

미래 경쟁력 중요하지만 가격 부담으로 주춤

‘반짝 관심으로 그칠 것인가.’ 과거와 달리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이들을 찾기 힘들어졌지만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행보는 더디다.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인 철강산업의 경우 여전히 ‘그린철강’에 대한 의지가 낮았다. 중요도는 알지만 가격 경쟁력 때문에 주춤한 게 현실이다. 그러는 와중에도 널뛰는 날씨와 가속화하는 지구온난화로 재배지도는 빠르게 변화하고 당장 먹거리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탄소중립이라는 구호는 더 이상 그만, 이젠 실천이다.

국내 철강 소비 기업 150곳 중 1곳만이 ‘그린철강’ 조달 목표를 세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린철강은 제조 공정에서 화석연료를 쓰지 않아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화한 철강이다.

18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보고서 ‘한국 철강산업의 그린철강 전환’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는 철강 소비 기업 150곳과 50개 생산 기업이 참여했다. △그린철강 소비(생산) 경험과 의향 △향후 소비(생산)에 관련된 목표수립 여부 △그린철강을 위한 추가 지불 의향 등을 조사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린철강 준비는 소비 기업이 생산 기업보다 크게 뒤처졌다. 그린철강 소비 기업의 경우 ‘그린철강에 대한 목표도 없고 향후 목표에 대한 계획도 없다’가 90%로 나타났다. 생산 기업은 58%였다. ‘목표를 세우지 않았지만, 향후 목표 수립을 고려하고 있다’는 생산 기업의 경우 42%, 소비 기업은 9%로 나타났다.

그린철강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는 해외 상황과 달리 국내 철강 기업들이 그린철강에 소극적인 것은 ‘가격’ 때문이다. 소비 기업의 경우 ‘비싼 가격 때문에 목표수립을 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이 62%였다. 생산 기업은 ‘원가 상승(31%)’ ‘소비자 요구 없음(21%)’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생산 기업과 소비 기업 모두 ‘그린철강이 미래 경쟁력에 있어 중요하다’고 인식했다. 5점 척도로 조사한 항목에서 소비 기업은 평균 3.57점, 생산기업은 3.72점으로 나타났다.

남나현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선임연구원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그린철강 수요 촉진의 열쇠”라며 “그린철강 기준 확립과 공공조달 확대로 수요를 촉진하고 그린철강 생산시설 투자에 대한 재정 지원과 그린수소 및 재생에너지 확대로 생산 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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