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쭉날쭉한 날씨…먹거리 안전에도 ‘적신호’

2024-03-18 13:00:03 게재

사과 포도 등 과수 지도 변화

재배적지 주산지 겹치면 취약

들쭉날쭉한 날씨로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먹거리 안전에도 빨간등이 켜졌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사과나 포도 배 등의 재배 적지 변화가 눈앞에 현실이 되고 있다.

18일 ‘기후변화 교과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처럼 온대 지방의 경우 작물의 생육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온도다. 때문에 한국의 농업 분야는 세계의 다른 지역보다 기후변화 영향을 빠르게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주도에 있는 온난화대응연구소에서는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에 따른 농작물 재배 속도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온도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는 점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지난 100년 동안 전세계 평균 기온은 0.7℃ 오른 데 비해, 우리나라는 1.5℃로 크게 올랐다. IPCC는 지금과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이러한 상승폭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대한민국 과수 재배 지도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 6대 과수 작물 중 하나인 사과의 재배 적지와 재배 가능 지역은 감소하는 추세다. 비교적 서늘한 기온에서 자라는 ‘호냉성 작물’인 사과는 과거 30년간 평균 연간 생산량은 47만4000톤에 달하는 우리나라 대표 작물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해 더 이상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되지 못할 전망이다.

사과 재배적지의 연평균 기온은 13.5℃이하, 휴면타파(자극을 받아 생육이 다시 시작되는 현상)에 필요한 저온기간은 약 1400시간이다. 때문에 겨울철 기온상승 폭이 높아질수록 남쪽 지역은 저온요구기간을 충족할 수 없어 사과 재배를 할 수 없게 된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배지 분포 등의 변화는 사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과 외에도 포도 배 등도 기후변화에 취약한 과일들이다. 서울대학교와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과수의 재배적지와 주산지 간 공간적 중첩비율은 포도가 제일 높았다. 이어 사과 배 복숭아 감귤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재배적지와 주산지 간 중첩 비율이 높을수록 해당 작물의 생산이 기후변화 충격에 취약하다. 대부분의 지역이 장기간 해당 환경에 적합한 과수를 재배하고 해당 작목을 중심으로 한 지역농업의 특화구조가 고착화되었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따른 재배적지의 변화는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글·사진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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