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여당 총선 참패…윤 사면초가”

2024-04-11 13:00:02 게재

“현정부 중간평가 여겨져”

“남은 임기 레임덕 가능성”

주요 외국 언론들이 10일 실시된 한국 총선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투개표 결과를 속속 보도했다. 외신들은 이날 범야권이 200석 안팎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한 지상파 3사 출구 조사 시점부터 “야당의 압승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또 이번 총선이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이 강했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한국 정국 전망까지 언급하기도 했다.

AP통신은 자정을 넘기면서 야당의 승리가 굳어져 가자 이번 선거가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중간 신임 투표로 여겨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출구조사와 진행 중인 개표 결과로 볼 때 진보 성향의 야당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확정되면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을 레임덕으로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BBC 방송 역시 이번 선거가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로 여겨지고 있다”면서 “윤 대통령은 외교정책 성과 외에 성과가 거의 없이 퇴임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AFP 통신은 출구조사 결과에서 야당이 “압승을 향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야당을 이끄는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사면초가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선거가 윤 대통령에게 “큰 시험대”였다"면서 “지난 2년간 윤 대통령은 외교정책에서 성과를 냈지만 기업 친화적인 국내 의제는 그 자신의 실책과 야당이 통제하는 의회로 인해 교착상태에 있었다”고 평가했다.

NYT는 출구조사 결과를 언급하면서 “윤 대통령은 남은 임기 레임덕이 될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외교정책은 대통령에 집중된 만큼 즉각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작다”며 “오랫동안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국내 의제들은 갈수록 더 위태로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출구조사 결과를 전하면서 윤 대통령이 “남은 3년 임기 동안 약한 입지에 있게 될 것이고 정치적 교착상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일본 공영 NHK방송은 “윤 정권은 선거 전과 마찬가지로 야당 측의 강한 저항에 직면해 국회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는 사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산케이신문은 “윤 대통령은 5년 임기 반환점을 앞둔 상황에서 벌써부터 레임덕에 빠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야당의 압승은 “미국, 일본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경제를 활성화하고, 재정 건전성을 향상하고, 기록적으로 낮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윤 대통령의 정책 노력을 막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김상범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