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미국·유럽·일본 증시 관련 ELS 투자 유의하세요”

2024-04-19 13:00:03 게재

주요국 증시 역사적 고점 도달

변동성 확대시 손실 발생 가능

홍콩H지수 ELS 손실에 우려 커져

“미국 S&P 500, 유럽 Eurostoxx50, 일본 Nikkei225 기초 ELS 등 파생결합증권 투자시 유의하세요”

홍콩H지수 대규모 손실 사태를 겪은 금융당국이 해외 증시의 주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투자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금감원은 19일 ‘2023년 증권회사 파생결합증권 발행 운영 현황’을 발표하면서 별도로 파생결합증권 투자자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ELS·ELB는 기초자산인 주가지수나 개별주식의 가격에 연동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증권이다.

금감원은 “2024년 들어 주요국 증시의 역사적 고점 도달을 고려해 S&P500, Nikkei225 등 주요 주가지수 기초 ELS 투자자 유의사항을 배포하고 ELS 발행 동향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고점 찍은 해외 주요지수들 하락 = S&P500 지수는 지난달 28일 5254를 찍으면서 연초 대비 11% 이상 상승했다. 이달 18일 기준 지수는 5011로 하락한 상태다. Eurostoxx50 지수도 지난달 28일 5083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18일 기준 4936로 하락했다.

Nikkei225는 지난달 19일 4만을 돌파한 이후 22일 최고점인 4만888을 찍고 이달 18일 기준 3만8079로 떨어졌다.

금감원은 “최근 해외 주요 지수는 단기간 내 급상승하며 역사적 고점을 기록했으나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거시적 불안요소가 상존함에 따른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투자하려는 ELS의 상품구조 및 손익발생 조건 등을 판매 직원에게 상세히 설명하도록 요청하고, 설명자료 및 기초자산 향후 전망 등도 꼼꼼히 확인하는 등 투자위험을 충분히 이해하신 후 투자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통상적인 지수형 ELS 상품의 경우, 기초자산이 S&P500, Eurostoxx50, Nikkei225 등 복수의 주가지수로 구성되며, 투자성과는 이 중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한 주가지수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기초자산 중 하나의 지수만 하락하는 경우에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파생결합증권 투자시 유의 사항으로 △손익발생조건과 기초자산에 대한 이해 필수 △기초자산 수가 많을수록, 제시수익률이 높을수록 더 위험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 손실규모가 크게 나타나는 특성 △중도환매(상환)시 원금손실 위험 등을 강조했다.

해외 주요 증시와 관련된 금감원의 우려는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영향이 크다.

◆홍콩H지수 2021년 고점 이후 2년 만에 반토막 = 홍콩H지수가 2021년 1만2100을 돌파하자, ELS에 투자자들이 몰렸지만 2년 만에 지수가 5000선으로 급락하면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녹인(Knock-In)형 ELS 발행액은 12조5000억원이었으며 녹인이 발생한 ELS는 6조6000억원에 달했다. 녹인(손실발생구간)이 발생한 ELS 가운데 홍콩H지수를 기초로 한 상품이 92.6%(6조1000억원)을 차지했고 이 중 올해 99.6%의 만기가 도래한다.

지난해말 기준 ELS 잔액은 67조원으로 전년말 대비 3조7000억원(5.2%) 감소했다. 원금지급형 ELS 잔액은 31조2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3조3000억원(11.8%) 증가했고, 원금비보장형 ELS잔액은 35조7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7조1000억원(16.6%) 감소했다.

주요 기초자산별 발행 잔액은 S&P500이 30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EuroStoxx50(28조3000억원), HSCEI(홍콩H지수, 20조1000억원), KOSPI200(16조3000억원), Nikkei225(9조8000억원) 순이다.

한편 지난해 파생결합증권 발행액은 전년 대비 4조7000억원(6.3%) 증가한 78조9000억원, 상환액은 31조9000억원(61.3%) 증가한 83조9000억원으로 상환액이 발행액을 넘어섰다.

금감원은 “긴축 완화 기대감으로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투자수요 및 상환이 증가돼 발행 및 상환 모두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상환액이 발행액을 상회하면서 지난해말 파생결합증권 잔액은 전년말 대비 7조9000억원 감소한 9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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