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소폭탄' 실험, 중국을 노렸나

2016-01-07 11:23:26 게재

모란봉악단 공연 취소 3일뒤 결정

북한의 기습적인 수소폭탄 실험 동기와 목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모란봉악단이 베이징 친선 공연을 전격 취소하고 철수한 직후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공개돼 중국과 불편한 관계가 직접적인 동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6일 '당 중앙위원회 첫 수소탄 시험을 진행할 데 대한 역사적인 명령을 하달'이라는 제목의 방송에서 김 제1위원장의 서명 사진과 명령서를 보도했다.

'조선중앙TV'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5일 군수공업부가 제출한 수소탄 시험 진행 보고에 서명을 했다.

북한의 모란봉악단은 지난달 12일 중국 베이징 공연 개막 3시간을 앞두고 돌연 공연을 취소하고 평양으로 복귀했다. 당초 모란봉악단과 공훈국가합창단은 12일부터 3일간 중국의 당정 지도부와 북한 간부 등 20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대규모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김정은은 서명에서 "력사적인 조선로동당 제7차대회가 열리는 승리와 영광의 해 2016년의 장엄한 서막을 첫 수소탄의 장쾌한 폭음으로 열어제낌으로써 온 세계가 주체의 핵강국, 사회주의 조선, 위대한 조선로동당을 우러러보게 하라"라고 적었다. 이어 1월 3일 군수공업부의 수소탄 시험 준비가 끝났다는 보고에 "당 중앙은 수소탄 시험을 승인한다. 1월 6일 단행할 것"이라고 최종명령을 승인했다.

북한은 수폭 실험의 성공을 발표하는 성명에서 "핵실험을 하는 것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대한 자위책"이라고 밝혀 미국에 핵 대화를 압박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김정은 모란봉 악단의 공연 취소 전인 지난해 12월 새로 개건된 평천혁명사적지를 현지지도하면서 "오늘 우리 조국은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존엄을 굳건히 지킬 자위의 핵탄, 수소탄의 거대한 폭음을 울릴 수 있는 강대한 핵보유국으로 될 수 있었다"고 말해 사전 계획과 치밀한 준비에 따라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013년 5월 전쟁억제력을 이유로 수소폭탄 개발을 시사했다.

중국의 외교소식통은 "모란봉 악단의 공연 취소와 수소폭탄 실험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북한이 지난해 11월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 사출시험에 실패하면서 군수공업부에서 수소폭탄 실험을 밀어 붙였다"고 7일 전했다. 중국 정부는 6일 북한이 '수소탄' 핵실험을 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 "결연(堅決)한 반대를 표명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반대를 고려하지 않고 다시 핵실험을 진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화 대변인은 '북한이 이번 핵실험 계획을 사전에 중국에 통지했느냐'는 질문에는 "중국은 사전에 아무것도 알고 있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중국이 안보리 대북제재에 동참할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중국은 당연히 해야 할 국제사회에 대한 의무를 다할 것"이라며 향후 새로운 대북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접경한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 등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발생한 지진으로 일부 학교에선 학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중국 정부는 이번 핵실험으로 북중접경지역에서 피해상황이 보고되고 있는 것을 매우 우려한다면서 전면 조사해, 그 결과를 실시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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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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